인권 활동가들 "정부 인권보고서 작성에 참여하게 해달라" 중국의 민원 담당 중앙부서인 국무원 산하 국가신방국(國家信訪局)은 1일 홈페이지에 민원 사이트를 개설했으나 민원이 폭주해 마비됐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가신방국은 지방 민원인들이 베이징으로 올라와 억울함을 호소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민원 처리 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민원 사이트를 개설했다.
수샤오친(舒曉琴) 신방국장은 민원 채널을 다양화하기 위해 민원 사이트를 개설했다면서 이 사이트에 각종 억울함을 올려달라고 말했다.
민원 사이트는 그러나 개설 첫 날인 이날 오전 민원 접수 폭주로 마비돼 인터넷 상에는 풍자의 글들이 올라왔다고 VOA는 전했다.
한 네티즌은 포털 사이트 신랑(新浪ㆍsina.com)이 운영하는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사이트 마비는 중국에 그만큼 잠재적 민원인이 많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민원 사이트가 개설 첫날 마비된 것은 민원 접수량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정부의 무성의를 드러냈다고 비아냥거렸다.
상당수 대중은 이 사이트가 실명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민원인의 신변이 보호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중앙과 각 지방에 설치된 신방국은 당국의 행정 처분에 불만을 느낀 이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곳으로 한국의 국민권익위원회와 일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중국의 지방 정부는 그러나 치부가 상부에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중앙 신방국이나 지도부 거처인 중난하이(中南海) 대문 앞에 찾아가려는 상경 민원인들을 납치, 감금하고 불법 폭행을 일삼아왔다.
한편 공산당 창립 92주년인 이날 인권단체인 '국가인권행동계획'소속 인권활동가 차오순리(曹順利) 등 민원인 100여명은 외교부 청사앞에서 유엔에 보고하는 '중국 인권보고서' 작성에 참여하게 해달라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해당 보고서가 인권 침해를 은폐하고 사회가 안정돼 있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들이 인권 보고서 작성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VOA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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