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조선족 최대 밀집지역인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의 주택시장이 심각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매체인 연변일보가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재 인구가 50만명도 안되는 옌볜주 옌지(延吉)시의 신규 주택 분양가는 ㎡당 최고 7천위안(130만원)으로, 인구 750만명이 넘는 지린성 성도(省都)인 창춘(長春)시와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신문은 조선족들이 한국에서 일해 번 돈을 옌볜으로 송금하면서 현지 물가와 토지 가격이 급등한 데 편승해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 자재와 인건비, 지가가 오른 점을 고려해도 옌지 시내에 건설되는 주택원가는 ㎡당 3천500위안(75만원)가량이지만 분양가는 배나 되는 7천위안을 받고 있다"면서 "최근 몇 년간 자금력 풍부한 주민이 별다른 고민 없이 비싼 주택을 구매하면서 주택가격 상승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옌볜의 주택시장이 과열되면서 수년 전부터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투기꾼들도 대거 등장해 이들은 5년 전 ㎡당 2천위안(37만원)에 사들인 집을 현재 5천500위안(100만원)에 되파는 등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신문은 주택가격이 이처럼 가파르게 상승하는 현상이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외노무자들이 아직 주택 구매의 주력군을 형성하고 있지만 이들의 구매력이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한국에서 5년가량 일해 모은 돈 30만위안(5천500만원)이면 옌지에 100㎡짜리 집 한 채를 장만할 수 있었지만 현재 시세로는 10년을 일해야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문은 또 중국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세율 조정에 나서고 대출 금리가 인상되면 주택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투기꾼들은 물론 묻지마식 주택 구매에 동참한 주민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옌볜주는 총인구 223만4천명 가운데 조선족이 79만5천명(35.6%)이며 한국 노무 옌볜 조선족의 송금액은 연간 10억 달러에 육박, 옌볜주 지역총생산(GRDP)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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