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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 중국경제, 이유와 전망은?

[2013-07-18, 11:35:14] 상하이저널
[김명신의 중국을 답하다]
안개 속 중국경제, 이유와 전망은?
 
며칠전 발표된 중국의 2분기 GDP가 7.6% 증가하는데 그치며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신정부가 등극하는 첫해에는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돈을 한껏 쏟아부으며 힘자랑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신정부 등극 3개월여만에 사실상 희망사항으로만 끝이 났다.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을 보일 정도로 미국경기도 살아나고, 덕분에 중국수출도 상반기 반짝하는 등 희망이 보였지만, 중국경제 성장률은 1분기 7.8%, 2분기 7.6%로 끝도 없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위기감마저 든다. 신정부가 들어섰는데도 경기가 안풀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중국정부의 관심사가 경제성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랑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지 못해 잠시 체면을 구기더라도 돈으로 문제를 쉽사리 해결하는, 즉 투자를 통한 GDP 끌어올리기는 더 이상 안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런 방식의 성장이 과연 얼마나 더 가겠느냐는 판단에서, 성장을 잠시 뒤로 하고, 기업효율개선, 부패문제 척결, 공급과잉 해소, 토지문제 해결, 환율결정시스템 개선, 금리 시장화, 세제 개혁 등 중국 경제와 사회의 장기적인 발전을 가로막는 돌덩이 치우기부터 먼저 하겠다는 공산이다. 성장보다는 내실다지기가 주된 관심사이기 때문에 적어도 2~3년간은 큰 폭의 경제성장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6월말 상하이은행간 단기대출 금리(시보금리)가 13%넘게 오르는 일이 있었다. 은행간 1일물 콜금리는 30%까지 오르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은행들마다 자금을 구하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5월 중국의 수출이 줄면서 시중에 위안화 공급이 줄어드는 일이 있었는데, 당시 은행들은 조만간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해줄 것이라고 내심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중앙은행은 자금부족으로 은행간 콜금리가 널뛰듯 뛰는 현실을 목도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표상으로 볼 때 시중에 유동성은 충분하다며 은행이 자금운용을 잘못해 빚어진 상황을 은행 스스로 결자해지(結者解之)하라는 무서운 경고를 띄운 것이다. 이는 신정부의 정책방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가 생길 경우 정부가 나서서 문제를 대신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할 일은 시장이 하고, 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사회에 맡기고, 정부는 반드시 관리해야 하는 일을 잘 관리하자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처리방식에는 이번 정권이 추구하는 개혁의 핵심을 이루는 ‘간정방권(簡政放權)’, 즉 정부의 기구(권한)를 축소하고 권력을 하부 기관에 이양해 정부가 간여하는 일을 줄이자는 의도가 잘 드러나 있다.

리커창 총리는 앞으로 2~3년간 성장보다는 개혁에 주력하면서 기회를 창출하자고 역설한 바 있다. 더불어 중국 내부에서는 ‘辭8迎6’, 8% 성장과 작별하고 6% 성장을 맞이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에 대해 담담히 받아들이자는 분위기다. 과거 정권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주면서 리코노믹스(Likonomics)로 이름 붙여진 리커창 총리의 정책 방향도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펴지 말고, 개혁을 통해 자국 경제에 최대 이익을 가져다 주며, 경기둔화에 대한 허용범위를 넓히자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7% 성장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고 올초 성장목표가 7.5%이기 때문에 여하튼 7.5% 성장은 넘길 것이다.
 
중국정부가 성장률보다는 구조 개혁에 치중하면서 경기진작에 대해 다소 미온적이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큰 폭의 경기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미래에 대한 불안감 증폭, 정부의 소비 진작책 부재, 공금소비 단속 등으로 내수경기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상반기에는 수출이 반짝했지만 하반기에는 수출입 허수 색출 등 관리감독이 지속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몇 달간 수출 증가율이 5~10%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힘든 시기이고 이것이 하루 이틀안에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무거운 얘기를 해야 해 개인적으로도 마음이 편치는 않다. 하지만, 신정부가 내건 개혁에 대해 조심스럽게 희망을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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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상하이무역관 조사총괄 차장이며, KOTRA 중국직무전문가를 역임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외대 중국학(중국경제) 석사를 거쳐 중국 런민(人民)대학에서 경영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중사회과학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며 KBS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성기영의 경제투데이 등 다수의 언론매체에서 중국경제를 해설하고 조선일보사 TOP CLASS의 '중국의 떠오르는 CEO'편 필진으로 활동했다. 중국 거시경제, 지역경제, 기업관리, 마케팅에 조예가 깊으며 저서로는 <중국경제, 다시 읽어라(더난출판)><중국 CEO, 세계를 경영하다(서돌)><중국 비즈니스 로드맵(KOTRA 刊)>, <중국 성시별 비즈니스 기회와 진출전략(KOTRA 刊)> 등 9종이 있다.
claire@kotra.or.kr    [김명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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