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매립 한계 드러내…분리수거 '유명무실'
중국 당국이 갈수록 늘어나는 도시 생활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19일 전했다.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중국의 급속한 경제 발전과 도시화 과정에서 각 도시가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서 최근 심각한 환경 문제를 낳고 있다.
베이징(北京)의 경우 일일 평균 1만8천400t의 생활쓰레기가 배출되지만 시내 쓰레기 처리시설의 전체 처리능력은 1만300t에 그쳐 일일 기준으로 8천t가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지 매체들은 쓰레기를 매립, 소각, 재활용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중국의 대다수 도시는 매립에 전적으로 의존해 매립장 확보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환경보호산업협회의 조사 결과 2011년 기준으로 전국 657개 도시의 생활쓰레기 처리율은 91.1%이지만 이들 '처리된' 쓰레기의 20%는 단순히 지정된 장소로 운반해 쌓아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쌓아 놓고 실제로 처리하지 않은 쓰레기가 매년 5천만t씩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베이징, 상하이(上海), 광저우(广州), 선전(深천<土+川>), 항저우(杭州) 등 대도시에서는 2000년부터 생활쓰레기 분리수거·처리가 시행됐지만 시민 의식 부족과 당국의 무관심 속에 잘 지켜지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게 중국 언론의 진단이다.
중국 당국은 매립하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기 위해 소각장을 증설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대기오렴을 우려한 주민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의 한 환경전문가는 "쓰레기는 소각하면 부피는 5분의 1, 무게는 15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현재로선 분리수거를 강화하고 소각한 뒤 매립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며 "중국은 이미 유럽 환경보호기준에 맞는 기술을 보유한 만큼 소각장 건설과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중국의 쓰레기 처리 문제는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도 심각한 상태다.
저우성셴(周生賢) 중국 환경부장(장관)은 최근 환경 문제를 보고하면서 "전국 4만개 향(鄕)·진(鎭), 60만개 행정촌 대부분에 환경보호기초시설이 없어 매년 배출되는 2억8천만t의 생활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쓰레기 처리 문제 해결을 위해 '12·5계획(12차5개년계획·2011∼2015년)' 기간에 중앙정부가 60억위안(1조1천억원), 지방정부가 450억위안(8조3천억원)을 들여 관련 시설을 확충하고 민간 투자를 적극 장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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