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 자녀에 '올인'…대학생 학비 20배 달하는 유치원도
'한 자녀 정책'을 40년 넘게 고수하고 있는 중국에서 자녀 교육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는 지난 1971년부터 산아제한 정책이 시행된 중국에 2대째를 맞는 '한 자녀'가 점차 늘어나면서 조기교육 바람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고 24일 전했다.
본인이 한 자녀 가정에서 자란 신세대 부모들이 외동 자녀에 대해 이전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이 강한 교육열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쒀(艾索)아동연구자문회사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양(瀋陽), 항저우(杭州), 광저우(廣州), 칭다오(靑島), 시안(西安) 등 중국 10개 대도시의 0~16세 아동 2천787명을 조사한 결과 0~3세 아동의 30%가 유아교육기관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4~6세 가운데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 아동의 비율은 5% 미만으로 조사됐다.
외동딸로 자라 대학원을 졸업한 1980년대생 주부 왕(汪) 모씨는 "학력이 모든 것을 대표하지는 않지만 아이의 학습 능력을 기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올해 5세인 자신의 외동딸을 첫 돌이 지난 직후부터 유치원에 보내 영어를 비롯한 다양한 과목을 배우게 하고 있다.
신세대 부모들은 훨씬 더 비싼 수업료에도 어머니와 어린 자녀가 함께 유치원에서 수업을 받는 '친자교육' 프로그램을 선호하고 있다.
조사 결과 0~3세 아동 가운데 22.5%가 친자교육을 받거나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동딸을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멍(孟) 모씨는 "남편과 상의해 다른 지출을 줄여 우리는 어렵게 지내더라도 아이를 더 좋은 유치원에 보내기로 했다"면서 "연간 비용이 1만5천위안(270만원)에 달해 부담이 크지만, 아이가 제일 좋은 교육을 받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현재 중국 유치원은 아동 1인당 연간 1만위안(182만원)가량을 받는 곳이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명문대 졸업생의 초임이 월 2천500위안(45만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일반 가정에 상당한 부담인 셈이다.
신세대 부모들의 교육열을 겨냥한 고급 유치원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영어와 중국어로 아동을 지도하는 베이징의 한 사립 유치원은 수업료가 1개월에 9천위안(163만원)에 달하고, 이보다 비싼 '국제반'의 경우 월 수업료가 1만2천500위안(227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은 일부 고급 유치원의 수업료가 대학생 학비의 20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급속한 경제 발전 속에 외동 자녀에게 과도한 지원을 쏟아붓는 현상이 일반화되면서 제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교육 전문가들은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젊은이들의 잦은 이직과 과소비 현상이 부모의 과잉 보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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