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최근 자국의 TV 방송국들이 경쟁적으로 제작·방영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25일 국제재선(国际在線)에 따르면 중국의 언론과 출판, 영화, TV 등을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24일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가수 선발 등 TV 오디션 프로그램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많은 시청자의 의견에 따라 TV 프로그램이 유사한 형태로 획일화하는 것을 막고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기 위해 이를 억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각 지역 위성TV 채널들은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의 제작이 금지되고 아직 방영을 시작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방영 시기를 미뤄야 한다.
중국 당국은 이미 방영 중인 프로그램도 편성시간을 조정해 비슷한 프로그램이 같은 시간대에 한꺼번에 방영되는 것을 막기로 했다.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대변인은 "모든 TV 매체는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중앙 8항 규정'을 적용해 호화, 사치, 겉치레를 힘써 경계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실생활과 일반 대중에 친근한 TV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오락·상업성이 짙은 TV 오디션 프로그램이 최근 중국 사회 전반에 확산하고 있는 부정·부패와 호화·사치 척결 분위기에 역행한다는 판단 아래 단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새 지도부가 지난해 말 모든 당원의 근검절약 생활화와 회의 간소화 등을 담은 중앙 8항 규정을 발표한 이후 중국에서는 공직사회와 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공직자들이 누리는 대표적 특혜로 인식돼온 '3공(公) 경비(공무 접대비, 공무차량 구매·운영비, 공무 해외출장비)' 지출이 급감하면서 요식업계와 관광업계도 매출이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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