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중국 내 뇌물 제공 사건이 회사 측 사과와 법인장 교체에도 확산되고 있다. 28일 상하이데일리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공안당국은 GSK 직원 18명을 추가로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달 초 GSK 중국법인 간부 4명을 체포한 데 이어 조사 대상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앞서 GSK 측이 직원들의 뇌물 제공 혐의를 인정하면서 공식 사과하고, 현지 법인장을 교체했음에도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질 조짐이다. 특히 GSK 외에 다른 다국적 제약 업체에 대해서도 이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GSK의 뇌물 대상에 여성의 성접대가 포함됐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 중국 관영 라디오방송은 GSK 영업본부 산하 여성 간부 직원인 왕 모씨(35)의 의사 지원 업무 중에는 성적인 요구를 들어주는 것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왕씨는 해당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회사 간부들이 의사에게 명시적으로 뇌물을 줄 것을 요구하는 등 GSK 본부도 모든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도하고 있는 반부패 개혁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중국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다국적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중국 현지 업체들에 비해 경영 투명성이 높아 부패 혐의로 처벌을 받은 전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GSK가 의사는 물론 정부 관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서 반부패 개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GSK는 최근 6년간 30억위안(약 54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여행사가 중개하는 형태로 중국 관리들과 병원, 의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바티스, 머크 등 다른 다국적 제약사들도 GSK가 이용한 여행사와 거래한 사실이 확인돼 조사 대상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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