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은 프랑스 호화 빌라 소유 의혹 제기
수뢰 혐의 등으로 기소된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서기 재판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에 대한 통제에 나섰다.
보시라이를 비판했다 노동교화 처분을 받았던 누리꾼 팡훙(方洪)은 지난달 31일 보시라이의 재판이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달 31일 몇몇 동료와 함께 회사에 휴가를 냈다.
팡 씨는 이어 인터넷에 재판을 방청하러 지난에 갈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 글을 본 공안이 그를 찾아와 '여행'을 떠나라고 요구했고 결국 팡 씨의 충칭 집에서 180km 떨어진 곳에 팡 씨와 동료들을 데려다 놓고 1개월간 숙소를 예약해줬다.
팡 씨는 6일 홍콩 명보(明報)에 "경찰에서 '재판이 끝날 때까지 집에 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공안국에서 '보시라이 재판 기간 사회안정 공작 결정'이라는 제목의 팩스를 봤다고 전했다.
보시라이의 팬을 자처하며 여러 차례 보시라이의 억울함을 청원했던 베이징(北京)의 교사 왕정(王錚)은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다.
왕 씨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는 접속차단됐으며 그가 집을 출입할 때마다 경찰 6명이 따라붙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칭에서는 웨이보에 한 노인이 홍색가요(혁명가요)를 부르는 사진을 올린 누리꾼이 경찰에 소환돼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고 보시라이를 지지했던 시대주보(時代周報)의 기자도 경찰에 연행됐다.
이런 가운데 보시라이의 가족 쪽 소식통은 당국이 보시라이에게 적용한 혐의는 엉터리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 CNN 방송 인터넷판에 "당국이 적용한 혐의는 보시라이가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 있을 때의 일로 20년도 지난 일"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보시라이가 협조하면 아들 보과과(薄瓜瓜)는 이 사건에서 빼주겠다거나 하는 식의 협박에 타협하지 않고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시라이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미국 언론은 그가 프랑스 칸에 호화 빌라를 갖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 칸에 있는 빌라가 보시라이와 연계돼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빌라는 침실 6개와 수영장, 4천㎡의 정원을 갖고 있으며 지중해를 바라볼 수 있다. 가격은 2010년 12월 현재 350만 달러(39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2011년 독살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가 이 빌라를 관리했던 세 명 중 한 명이었던 것으로 공식 서류에 나타나 있으며 구카이라이와 헤이우드는 충칭과 프랑스의 부동산 문제 때문에 다퉜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헤이우드는 살해당하기 6개월 전에 관리인 명단에서 빠졌다.
미국 언론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보시라이의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가 늘어나고 중국 지도층의 자산 은닉과 호화 생활이라는 민감한 문제가 다시 두드러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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