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제문제연구소 스융밍 전망…"북, 최근 수개월간 좋은 신호"
스융밍(時永明)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12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려면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진전된 조처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 연구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만약 김정은이 방중을 원한다면 그는 반드시 (사전에) 비핵화 이슈에 대한 대화에 동의해야만 할 것이다. 그게 바로 (방중의) 첫번째 조건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제1위원장의 방중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어떤 정보도 들은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제1위원장은 작년 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갖고 있던 모든 권력을 승계했지만, 20개월이 넘도록 후견자 역할을 하는 중국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가을이 그의 첫 방중 시점이 될 거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중국의 강한 만류에도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한 김 제1위원장의 방중을 중국 지도부가 거부하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스 연구원의 발언은 사실상 후자 쪽에 무게를 둔 셈이다.
스 연구원은 이어 "북한이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기술적 측면에서의 (북중관계) 복원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북한의 비핵화 조치라는 점을 재차 거론했다.
스 연구원은 그러나 제3차 핵실험 이후 핵과 경제를 같이 발전시킨다는 이른바 '병진노선'을 채택한 북한이 핵을 쉽게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한국 등 주변국도 "(비핵화) 문제가 즉각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고 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북한은 그것을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너무 높다고 여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스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수개월간 추가적인 장거리 미사일 등을 발사하지 않은 것은 좋은 신호라고 본다며 "우리는 여전히 기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서도 "만약 대화를 하기 전에 '당신은 뭔가를 해야 해'라고 말하는 것은 대화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내 생각에는 대화(6자회담) 전에는 어떤 전제조건을 달아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6자회담 당사국들에 대해 즉각적인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있지만,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은 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진정성 있는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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