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밤 정식 폐장… 푸동 과학기술관, 치푸루 등으로
모조품 관광명소인 상양시장이 드디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난 1월초 시정부의 철거 방침 발표 이후 '표나지 않게' 폐장을 준비온 상인들은 지난달 30일 점포를 정리하고 정든 둥지를 떠났다. 상양시장의 그 많던 모조품들은 어디로 갔을까. 한국발 관광객들을 모셔야 할 상하이 교민들로서는 관심이 아닐 수 없다.
곳곳에 분산된 작은 상양시장
상양시장 '안락사' 방침 발표 후 줄곧 치푸루, 롱화 등이 조명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과학기술관 인근 상가인 亚太盛汇가 예상을 깨고 가장 많은 상인들을 모셔갔다. 이 상가는 하루 평(㎡)당 임대료(관리비 포함)를 10위엔(상양시장의 경우 20~150위엔)이라는 파격 조건을 제시하며, 상인 300여명과 입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평균 20㎡미만인 이들 점포의 평당 연임대료는 7만3천위엔에 불과하다. 3년간 별 재미를 못 본 이곳 상인들은 상양상인 특수에 힘입은 도약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인근의 일부 한식업체, 교민 운영 업소 등은 이를 광고화하고 나섰다.
반면 당초 상인 행렬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 치푸루는 순탄치 못한 임대료 협상으로 별 수확을 거두지 못했다. 七浦路圣和广场의 평당 임대료는 매년 최고 15만위엔으로 亚太盛汇의 2배를 넘어선다. 이밖에 龙华路花容路의 소상품시장을 비롯, 교민밀집지역인 金汇路, 도심의 长乐路,茂名路 소상품 시장에도 소수 단위로 분산 입점할 것으로 알려진다.
더 이상 대규모 짝퉁시장은 없을 듯
당국은 곳곳의 소상품시장에서 상인들을 받아들이겠지만 대규모 모조품 집결시장의 출현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한다. 실제 상인들도 당국의 강경한 단속 방침을 알고 있어, 입점 후에도 계속 모조품만을 취급할 지는 미지수다. 당국의 강경한 짝퉁 단속 입장을 감안하면 제2의 상양시장 출현은 어려울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코트라 IP-China Desk 업무를 담당하는 김준기 과장은 "상양시장이 관광메카였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시정부가 대외적으로 모조품 단속 의지를 제대로 확인시켜준 상징적 수단이 됐다"면서 "그러나 이들 모조품 판매가 몸집만 줄어들 뿐 근절되지는 않을 것''이라 전했다.
교민들, 아쉽다! 市 명소 또 줄었네
상양시장은 주말 유동인구 10만명을 상회하는 시 최고 관광명소였다. 추악한 불법 짝퉁 집결지라는 국제사회의 비난도 있었지만, 관광객들은 '상하이 기념품은 반드시 이곳에서 구하겠다'며 이미 디딜 곳이 없는 곳에 기어코 발을 '들이댔다'. 상양시장의 증발은 교민들에게 관광리스트의 축소를 의미한다. 교민 조경섭(무역업)씨는 "시명소가 많지 않은 상하이에서 그나마 온갖 짝퉁과 흥정방식으로 눈요기를 제공했던 상양시장을 손님들께 소개해주곤 했는데, 이제 딱히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이현승 기자(hslee@shanghaiba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