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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난(岳南)과 떠나는 말랑말랑한 고고학 시간여행

[2013-08-13, 17:13:53]
 
웨난(岳南)은 고고문학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한국 국내 독자들에게는 익숙한 작가다.
웨난은 ‘진시황제의 무덤’, ‘황제의 무덤을 훔치다.’, ‘마왕퇴의 귀부인’ 등 중국 고대 묘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기자 출신답게 구성을 논픽션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매우 유명기 때문에 그는 중국 기실문학(记实文学 : 르포, 논픽션 문학)의 국가 1급 작가로 불릴 정도로 그 명성이 대단하다.
 
역사학에 대한 넓고 깊은 지식과 더불어 고고학 유적 발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취재하기 때문에 사실감 또한 더한다. 게다가 이야기 형식의 글은 딱딱한 고고학을 말랑하게 독자들에게 전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10여 년간 중국을 넘어 한, 일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꾸준히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르고 있는 웨난, 그리고 그의 명저들을 조심스레 파헤쳐보자.

황제들의 무덤을 찾아가다.
 
중국 황제들의 무덤은 오랜 역사 동안 수많은 도굴꾼들에 의해 도굴되어 원형을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그 때문에 무덤 안에 있던 진귀한 보물들과 역사적 사료들은 후대에게 전해지지 못했다. 중국 진나라 시대의 황보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죽지 않았던 사람 없었고, 파헤쳐지지 않는 무덤도 없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중국에서의 도굴은 악명이 높았다. 때문에 웨난은 “모두가 지켜야 할 유적과 옛 문명이 잔인한 도굴꾼에게 무참히 짓밟히는 안타까운 현실”인 중국 고고학계를 ‘황제의 무덤을 훔치다.’를 통해 꼬집고 있다.

‘황제의 무덤을 훔치다.’에서 자희, 즉 청나라 서태후의 무덤 도굴 이야기를 풀어낸 것을 보면 그 생생함이 독자들에게 전해진다. 20세기 초반 중국 군벌인 쑨덴잉(孙殿英)이 군자금 확보를 위해 서태후의 무덤을 도굴한 이야기는 그 생생함을 더한다. 쑨뎬잉은 서태후의 무덤인 지하궁을 찾아내고 결국 서태후의 관까지 찾아내게 된다.
 
그 때 시체 입에 물려있던 야명주(야명주는 물리면 몸이 서늘해지고, 죽은 사람에게 물리면 시신이 썩지 않는다는 구슬이다.)의 빛이 뿜어져 나왔고, 쑨덴잉은 부하들에게 그 구슬을 꺼내라고 지시하지만, 구슬은 서태후 시체의 목구멍으로 넘어가버린다. 결국 쑨덴잉 무리들은 야명주를 얻기 위해 서태후 시체의 목 부위를 훼손하여 그것을 손에 넣고 중국 역사학계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그는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내면서 “현대인이 역대 도굴 사건과 인류 자신의 문명을 훼손한 죄악에서 교훈을 얻어, 중국 문명과 세계 문명의 열매를 끝까지 보존할 방법을 함께 찾기를 바란다. 그래서 훌륭한 문화가 영원히 이어졌으면 좋겠다.”라는 울분이 담긴 탄식을 내뱉는다. 다행히도
 
한국 조선왕릉은 중국과는 다르게 조선 당시의 원형이 비교적 그대로 잘 보전 되어있어, 조선왕릉 40기가 사실상 모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우리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두 사례에서 문화재 보호를 소홀히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손자병법의 베일을 벗기다.
 
손자병법은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인 병법으로 자리잡은 고대 명서이다. 그러나 중국 학계에서는 이 손자병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바로 손자병법의 저자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었던 손무가 손자병법의 저자인지, 혹은 손무의 후손인 손빈이 그 저자인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1972년 공사 현장의 한 인부가 우연하게 손빈병법을 발굴하면서 그 논란은 종식되게 된다.
 
은작산 한묘가 발굴되었던 시기는 중국 문화의 암흑기임에도 문화혁명으로 불리웠던 역설적인 시기였다. 그러한 상황 가운데 은작산 한묘에서 손자병법과 손빈병법이 모두 발굴되었다는 사실은 중국 고대 문학사와 더불어 중국 인문학 명저계에 있어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웨난(岳南)은 이러한 손자병법의 발굴 현장을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웨난의 저서들을 읽다 보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고고학이 말랑말랑하고 쉽게 다가올 것이다. 더운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상하이의 나날을 고대 문물과 역사를 발굴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구성한 책들과 함께 피서를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
 
 
▷ 김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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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수 2

  • 아이콘
    장재웅 2013.08.14, 10:06:25
    수정 삭제

    요즘에 읽을 거리를 찾고 있었는데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 아이콘
    권순명 2013.08.15, 02:46:01
    수정 삭제

    비교적 친숙한 역사학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고고학까지 접할 있게 해주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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