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금융시장 전면 개방을 앞둔 중국 정부가 고민에 쌓였다. 중국 4위 은행인 농업은행의 대형 금융비리가 적발되면서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올 연말 회의를 열어 금융시스템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중국은 과거 이 같은 회의 후 금융개혁을 단행한 바 있어 조만간 중국 금융제도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회계당국은 부실 지방은행에 대한 첫 조치로 26일 농업은행에 대해 지난 2004년 회계장부 감사를 벌인 결과 총 516억위엔 규모의 위법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내역별로는 불법대출이 276억2천만위엔, 불법 예금계좌 설치가 142억7천만위엔, 불법 채권발행은 97억2천만위엔 등이다. 전문가들은 농업은행을 비롯한 지방은행이 이처럼 부실기관으로 추락한 가장 큰 이유로 예수금 상당부분이 도시의 성장 동력원으로 전용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은행들이 적절한 시스템을 밟지 않은 채 중앙정부 또는 도시소재 기업들에 대출을 무단 허용함으로써 부실채권이 대량으로 발생할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 당국이 새로운 금융정책 수립을 위해 연말 이틀에 걸친 비공개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금융전반의 논의가 이뤄지되 특히 부실은행과 증권 및 보험 부문 개방에 대한 정책 초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금융기관의 정부 의존률을 줄이기 위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역할을 맡을 예금보험기구 설립과 함께 농업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안도 논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