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 당내 개혁파 인사 공격 해석도
치우스 "마르크스주의 언론관 견지해야" 주장
(베이징=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공산당 간부 양성 기관인 중앙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가 '공산주의 영혼이 없는 당원'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주간 학습시보는 15일 발행된 최신호 1면에 신밍(辛鳴) 중앙당교 교수의 기고문을 실었다.
'정풍운동 정신으로 (상호) 비판과 자아비판을 전개하자'는 제목의 글에서 신 교수는 "마르크스주의 신앙은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 신념에 관한 것으로서 공산당인의 정치적 영혼"이라며 "그러나 공산당원이면서도 공산주의 영혼을 잃은 분자들이 이미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은 당에 들어왔지만 사상적으로는 입당 준비도 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들에게 큰 소리로 '동지, 당신은 위험하다'라고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최근의 당 정풍 운동을 계기로 오랜 기간 유명무실해진 당내 상호 비판 및 자아비판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 교수의 이번 글은 당내 부패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중국 내 일각에서는 이번 기고문이 보수 세력의 진보 세력에 대한 공세의 하나로 해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 중국에서는 극도로 민감한 주제인 노선 문제를 둘러싸고 보수·개혁 세력 간의 다툼이 표면화되는 조짐이 잇따라 나타났다.
개혁 세력은 정치체제 개혁, 법치 강화, 경제 분야에서의 개혁개방 심화, 언론 자유 확대 등을 요구하는 반면 보수 세력은 이들의 급진적인 주장이 중국공산당의 통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면서 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올해 가을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집정 이념과 국정 운영 목표를 제시할 18기3중전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최근의 당내 노선 갈등은 이 같은 사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16일 1면에 실은 자사 평론원의 글에서 '안정적 개혁'을 강조함으로써 체제 안정을 중시하는 보수 세력을 지지하는 신호를 보냈다.
인민일보는 '개혁과 발전 실현은 안정과 유기적으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개혁은 동력이고 발전은 목표이지만 안정이 전제"라며 "이는 앞으로 10년 동안 개혁을 전면적으로 심화시키는 데 있어 여전히 필요한 논리적 전제"라고 강조했다.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발간하는 이론 분야의 권위 있는 잡지 치우스(求是)도 언론 자유 확대 요구에 제동을 걸었다.
리바오산(李寶善) 치우스 사장은 16일 발행된 최신호에 '마르크스주의 언론관을 자각하고 견지해야 한다"는 글에서 언론 독립을 주장하는 서방식 언론관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리 사장은 "여론을 정확하게 이끈다면 인민과 당에 복이 되지만 잘못된다면 인민과 당에 재앙이 된다"며 "현 단계의 중국은 여론이 통제에서 벗어난 결과를 받아들일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언론 정책을 총괄하는 당 중앙선전부 신문국 국장 출신으로 현재 중앙후보위원인 리 사장의 글은 중국 선전 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