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하교회 운동을 이끈 원로 목사의 장례식에 수만 명이 운집해 그를 추모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지난 16일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한 장례식장에서 거행된 새뮤얼 램 목사의 장례식에는 사복 경찰들이 배치된 가운데 그를 추모하려는 인파가 몰려들어 길게 줄을 섰다.
장례식장 직원은 "3만명 가까운 사람이 왔다"면서 "여기서 10년간 일했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또 "광저우 전직 당서기 장례식 때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지는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장례식장에는 사복경찰들이 대거 배치된 가운데 국가안전부 요원들이 인권변호사 탕징링(唐荊陵) 부부의 참석을 제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장례식에 참석한 원위(38·변호사)는 원래 예정대로 장례식이 일요일인 18일에 열렸더라면 더 많은 사람이 참석했을 것이라면서 당국이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는 것을 막으려고 장례식을 앞당겨 평일에 치르도록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난 3일 88세를 일기로 사망한 램 목사는 가정 교회로 불리는 중국 지하교회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의 한 명이었다.
린셴가오(林獻羔)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그는 1958년 당국에 교회 등록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1978년 석방된 뒤 광저우에서 가장 큰 가정 교회를 세웠다. 그의 교회에는 매주 예배에 5천명이 참석했다.
중국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개신교와 가톨릭 신도에 대해 반드시 기독교삼자애국운동회나 천주교 애국회 소속 교회와 성당에서 예배와 미사를 열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가정교회로 불리는 무허가 지하교회나 지하성당에서 4천500만∼6천여만명이 신앙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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