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연루사건 얼렁뚱땅 넘기려다 '공분' 불러
중국 경찰관이 술에 취해 생후 6개월 영아를 길바닥에 내던진 사건을 얼렁뚱땅 처리한 고위 관리들이 여론에 떼밀려 무더기 중징계를 받았다.
중국 허난(河南)성 사정당국이 23일 경찰관 연루사건을 부당하게 처리한 책임을 물어 린저우(林州)시의 웨이수핑(魏書平) 공안국장, 양청동(楊承棟) 정치위원, 쑤샹순(蘇祥順) 부서기 등 3명을 해직했다고 24일 중국 경화시보(京華時報)가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18일 밤 린저우시의 한 거리에서 술에 취한 채 지인들과 노래방을 나서던 린저우시 경찰관 궈정시(郭增喜)가 6개월 된 아기를 안은 리(李)모씨 부부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술에 취한 궈정시 등은 리씨 부부가 안는 게 진짜 아이인지 인형인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다가 인형이라고 주장하던 궈정시가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겠다면서 돌연 아이를 빼앗아 바닥에 내던졌다.
머리부터 떨어진 아이는 두개골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가 겨우 생명을 건졌으나 장기 관찰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건 직후 궈정시는 정식 형사 처벌이 아닌 15일짜리 '솜방망이' 내부 징계를 받고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
이런 사실은 그대로 묻힐 뻔했으나 언론에 뒤늦게 폭로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중국 경찰에 대한 공분이 일자 중국 당국이 수습에 나섰다.
허난성과 안양(安陽)시, 린저우시 경찰, 기율검사위원회, 검찰 등은 합동 조사에 나섰으며 지난 22일 궈정시를 체포하고 당적과 공직을 박탈한데 이어 이번 처분을 내렸다.
린저우시 경찰은 피해자 가족을 직접 찾아가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 공직자들이 권력을 앞세워 법을 무시하고 국민을 얕잡아 보는 비뚤어진 특권의식을 드러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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