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로 변신해 상하이를 찾은 그녀의 전시회 ‘그리움을 남기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그리움을 남기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그녀의 독백이다.
크고 작은 캔버스에 담긴 그녀를 보고 있으니 내 지난 시간의 그리움 조각들을 뒤돌아보게 된다.
구혜선 하면 떠오르던 ‘4대 얼짱’, ‘꽃보다 남자’, ‘금잔디’의 수식어들은 이번 만남과 함께 모두 사라져버렸다. 전시회를 위해 상하이를 방문했던 구혜선. 그녀가 남기는 것은 모두 아름다웠다.
변신의 귀재, 끝없이 솟는 그녀만의 에너지
“중국 상하이는 처음 이예요. 대만에서 드라마 활동 경험은 있지만 중국에선 아직까지 활동이 없었네요. 기회가 된다면 중국 팬들과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자신에 대해 풀어놓는 그녀의 보드랍고 친근한 이야기들. 연예인이 가지는 압도적인 화려함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큰 그녀만의 에너지와 단단함이 있었다.
“중국 상하이 팬 분들은 생각보다 수줍음이 많으신 거 같아요”하며 맑은 웃음으로 답하는 그녀. 실제로 구혜선을 보러 문화원을 매운 중국 팬들은 생각보다 침착하고 조용(?)하게 그녀를 따라다녔다.
구혜선은 ‘꽃보다 남자’의 금잔디로 아시아를 들썩였다. 그러다 지난 4월에는 서인국에게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 ‘행복했을까’를 선물했다더니 7월에는 네 번째 싱글앨범을 발매했다고 들었는데. 연기, 음악, 미술..그녀의 작고 마른 몸에서 어떻게 그런 에너지들이 샘솟는 것인지. 언제 이런 것들을 구상하고, 만들어내는 것일까. 한번에 모든 것들이 다 가능한 걸까?
“무엇을 해야겠다고 먼저 정하고 아이디어를 내진 않아요. 먼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 그 이미지가 떠오르면 그 컨텐츠를 어떤 것에 투영할까, 하고 고민을 하죠. 저의 이야기와 이미지를 어떤 쪽으로 표현하느냐의 차이인 거 같아요”
‘작가’ 구혜선은 2009년 소설 ‘탱고’, 2010년 ‘구혜선의 첫 번째 요술이야기’, 2012년 소설 ‘복숭아 나무’까지 세 권의 집필 활동까지 겸했다. 몸은 하나, 영혼은 두 개인 샴쌍둥이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복숭아 나무’는 장편영화로도 제작됐고 이번 전시회 개막식과 함께 주상하이 문화원에서는 ‘복숭아 나무’ 상영식도 함께 가졌다. 전시회 개막식에는 화가 구혜선으로, 다음 날 영화 상영식에서는 영화감독 구혜선으로 자리에 섰다.
그림과 책, 영화, 음악을 들여다 보노라면 ‘구혜선’이 좀 더 가까이 느껴진다. 이것 만으로 그녀의 감성과 생각, 느낌의 깊이를 쉬이 가늠할 순 없겠지만 오색찬란하게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자신감과 부지런함이 새삼 더 부러워진다.
될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데, 어렸을 때부터 다재다능의 ‘엄친아’였을까? 지독한 사교육을 받았던 건 아닐까?
“음. 무언가를 잘 만들어내기도 했었겠지만 중요한 건 무엇이든 항상 끝을 봤던 것 같아요. 어떤 것이든 시작했다면 마침’점’을 찍어주는 게 중요해요. 게다가 그런 것들은 누군가 시켜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본인이 좋아서, 즐기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학창시절에 흥미 있지 않았던 공부도 고3이 되어서야 재미있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성적이 오르더라구요. 뭐든 즐겁고 재밌으면 잘 할 수 있는거 같아요.”
인터뷰 중 눈을 땔 수 없었던 것이 바로 하얀 고양이 같은 그녀의 백옥 피부였다. 올해가 서른이라는 그녀에게 ‘백옥미인’이 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잘 먹고 잘 자는 것”이라는 일반인(?)으로서는 조금은 맥빠지는 답이 돌아왔지만 “스트레스도 중요한 거 같아요. 저는 문제가 생겼을 땐 빨리 잊어버리려고 하는 편이거든요”하며 번쩍이는 눈웃음과 함께 덧붙였다.
끝으로 화가 구혜선의 작품들을 찾아 올 한국교민들에게 ‘그리움을 남기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의 관전 포인트를 부탁했다.
“저는 선과 평면적으로 많이 표현하는 편이에요. ‘선’을 중심으로 봐주신다면 조금 더 재밌지 않을까요?”
▷손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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