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회사원은 물론 중학생까지 도박으로 돈 날려
일본에 서버를, 중국과 필리핀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불법 스포츠도박을 알선한 일당이 적발됐다.
대학생과 회사원은 물론 중학생까지 도박에 빠져 생활비와 용돈을 탕진한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9일 국내외 스포츠 경기의 결과를 맞히는 방법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을 알선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사이트 운영자 장모(35)씨와 김모(32)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일당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장씨는 외국 IT업체 홈페이지를 가장한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후 중국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처남 등 2명을 파견해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들은 도박을 알선한 대가로 판돈의 10% 정도를 수익금으로 챙겼으며, 이는 국내로 송금돼 장씨에게 전달됐다.
이 사이트를 통해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300억원대의 도박이 이뤄졌으며 장씨 등은 대가로 20억원을 받아 챙겼다.
또 다른 도박사이트 운영자인 김씨는 지난해 3월 경쟁 업체에 종업원을 위장 취업시킨 후 도박 서버와 회원 정보를 빼돌려 중국과 필리핀에 사무실을 열고 도박을 알선했다.
2010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이 사이트에서 이뤄진 판돈만 200억원에 달했으며 김씨 일당은 14억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장씨와 김씨 모두 인터넷 환경이 좋은 일본에 서버를 두고 중국과 필리핀에서 사이트를 운영하는 방법으로 수사망을 피해왔다.
또 경찰은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이용자 15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도박 사이트 이용자 김모(15)군은 지난해 9월 용돈 2만원으로 재미삼아 시작한 도박에 빠져 동급생에게 돈을 빌리거나 컴퓨터 부품을 내다 파는 방법으로 도박자금을 마련했지만 결국 550만원을 날리기도 했다.
경기도의 한 회사원은 직장 동료 5명과 함께 도박사이트에 단체로 회원에 가입, 6억원을 베팅하다가 사내 감사에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대학생 이모(21)씨는 생활비로 도박을 벌여 8개월만에 700만원을 날리고 친구들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면서 대학생활을 망쳤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설 스포츠 토토 업자들은 손해가 예상되면 승률이 높은 회원을 강제로 탈퇴시키거나 IP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접속을 막아 버린다"면서 "이 때문에 배당률이 높아 보이지만 여러 차례 도박하다 보면 결국 돈을 잃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찰은 장씨 등으로부터 현금 1억6천만원과 아파트 전세금, 고급 승용차 2대 등 총 5억8천만원 어치의 범죄수익금을 환수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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