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시장경제가 문제다

[2013-09-16, 15:22:17] 상하이저널
[한우덕 칼럼]
시장경제가 문제다
 
‘중국의 두바이’ ‘최고 부자 도시’ ‘중국에서 럭셔리 자동차가 가장 많은 곳’…. 네이멍구(內夢古)의 오르도스(鄂爾多斯)는 이런 찬사를 듣던 도시다. 작년 ‘미스 월드(세계 미인대회)’를 개최했고, 그 전 해에는 ‘세계 호화 자동차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실제로 2011년 오르도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 달러를 넘어 중국 최고의 부자 도시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오르도스가 요즘 ‘유령 도시(鬼城)’라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다. 가동이 멈춘 시내 공장의 기계는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고, 신도시인 캉바스(康巴什)의 신축 아파트는 입주자를 찾지 못해 텅 비어 있다. 소식을 전하던 중국 CC-TV 앵커는 ‘중국 도시가 파산할 수 있다면 첫째 대상은 오르도스일 것’이라고 말한다. 잘나가던 오르도스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평범한 초원이었던 오르도스에 개발 붐이 분 것은 1990년대 말. 석탄 등 자원개발을 위해 정부가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부터다. 대규모 토지 자금이 풀렸고, 돈은 자원•부동산 개발로 다시 몰렸다. 외부 자금이 유입되면서 돈 잔치가 벌어졌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터지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원자재 값 급락으로 많은 기업이 문을 닫아야 했던 때문이다.
 
정상적이라면 구조조정을 해야 했다. 그러나 시 정부는 은행 자금을 끌어와 사회간접자본(SOC)과 부동산 개발에 돈을 쏟아부었다. 당시 중앙정부가 뿌린 4조 위안(약 700조원)의 경기 부양 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보여준다. 오래가지 못했다. 정부가 2010년 이후 부동산 시장을 죄면서 버블은 꺼졌고, 오르도스에는 유령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오르도스뿐만 아니다. 구이양(貴陽)•잉커우(營口)•창저우(常州)•허비(鶴壁) 등 중국 전역에는 지금 유령도시가 깔려 있다. 무리한 투자로 입주자를 찾지 못했거나 부채를 이기지 못해 공사가 중단된 경우다. 중국 2500개 각급 지자체 중 자체 부채 상환 능력이 있는 곳은 54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국 언론은 이를 ‘시장(市長)경제’의 후유증이라고 말한다. 정치 실적(政積)을 노린 지방정부 지도자(‘시장’)들의 무리한 개발 투자가 버블을 키웠고, 결국 국가경제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30여 년 10% 안팎의 경제 성장을 가능케 했던 지방정부의 ‘묻지마 식 투자’가 한계에 달한 것이다.
 
어찌 남의 일이겠는가. 우리나라 역시 성남시가 부채를 이기지 못해 모라토리엄(지불 유예)을 선언했고, 인천시는 한때 공무원 급여를 주지 못할 정도로 재정 상황이 악화됐다. 모두 현실을 무시한 억지 정책이 부른 참사다.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부채 100조원(산하 공사 포함) 시대다. “오르도스 사례는 시장(市長)이 결코 시장(市場)을 이길 수 없음을 보여준다”는 중국 TV 앵커의 말이 그래서 더 절실히 들린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소장(기자). *우리가 아는 중국은 없다-시진핑 시대 중국 경제의 위험한 진실*의 저자. 머리가 별로여서 몸이 매우 바쁜 사람.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7년 동안 특파원을 지냈음. http://blog.joins.com/woodyhan
woodyhan88@hotmail.com    [한우덕칼럼 더보기]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타오바오(淘宝) 쇼핑세상 hot 2014.09.21
    [타오바오(淘宝) 쇼핑세상] '국경절을 즐겁게 지내는 방법' 을 고민하고 있다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가까운 상하이 외곽으로 나가 바람과 가을 하늘이 주는...
  • 기업 부담을 줄이려는 중국의 노력 hot 2014.08.27
    25일, 중국 국무원(國務院) 기업부담경감부 연석회의 판공실(減輕企業負擔部際聯席會議辦公室)은 기업 부담 경감을 위한 신고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공개했다. 현재 중국..
  • 중국 증시에 상장한 소매업체, 절반가량이 영업실적 하락 hot 2014.08.26
    중국의 거시경제 침체와 온라인 쇼핑의 영향으로 중국 증시에 상장한 소매업체들의 영업실적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금융 관련 정보데이터 업체인..
  • 중국의 내수시장 보호주의 hot 2014.08.20
    최근 중국 정부가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를 대상으로 반독점법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장쑤(江蘇)성 반독점 규제 당국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부품..
  • 중국, 9월 초부터 수출세 환급 시범계획 8개 항구로 확대할 예정 hot 2014.08.19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 재정부, 국세총국(國稅總局)이 칭다오(靑島)와 우한(武漢) 항구에서만 시행되었던 수출세 환급 시범계획을 이번 9월 1일부터 난징(南京)..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만원클럽, 2년간 장학금 132만元..
  2. [김쌤 교육칼럼] 다시 진로교육을 생..
  3. 中 여성에 수면제 먹인 뒤 성폭행한..
  4. 上海 한국 미술인들 '상해한국미술협회..
  5. 추락하던 마오타이, 가격·주가 일제히..
  6. 쑤저우 셔틀버스 칼부림 막은 中 여성..
  7. 中 세계 최초 주1회 인슐린 사용 승..
  8. OpenAI 중국 지역에 서비스 중단..
  9. 글로벌 1분기 명품 매출 1~3% 감..
  10. [금융칼럼] 중국银联 ‘유니온페이’..

경제

  1. 추락하던 마오타이, 가격·주가 일제히..
  2. 中 세계 최초 주1회 인슐린 사용 승..
  3. OpenAI 중국 지역에 서비스 중단..
  4. 글로벌 1분기 명품 매출 1~3% 감..
  5. 中 일주일새 시골 은행 40곳 줄어…..
  6. 시가총액 9조 하이난항공, 하루 만에..
  7. 자싱 경제개발구 혁신투자그룹, 저장성..
  8. 베이징, 첫 주택 선수금 30→20%..
  9. 동남아로 눈 돌리는 中 반도체 기업…..
  10. 10대 증권사가 바라보는 하반기 A주

사회

  1. 만원클럽, 2년간 장학금 132만元..
  2. 中 여성에 수면제 먹인 뒤 성폭행한..
  3. 上海 한국 미술인들 '상해한국미술협회..
  4. 쑤저우 셔틀버스 칼부림 막은 中 여성..
  5. 中 청소년 배드민턴 국가대표, 경기..
  6. 다종뎬핑, 올해 '필수 맛집'은 어디..
  7. 中 입국하면 즉시 휴대폰 불심검문?..
  8. 전국적으로 수포성 전염병 비상
  9. 판다 기지에 애완동물 몰래 동반한 관..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43] 줄리언 반스..

오피니언

  1. [김쌤 교육칼럼] 다시 진로교육을 생..
  2. [상하이의 사랑법 14]사랑이 식었을..
  3. [금융칼럼] 중국银联 ‘유니온페이’..
  4. [무역협회] 신흥 산업 발전, 중국이..
  5. 2024 화동조선족주말학교 낭송·낭독..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