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선 지하철, 상하이선 자전거.. 괴짜 런던시장, 중국서도 튀는 행보
영국 정가에서 독특한 행동과 언행으로 유명한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49)이 중국 방문 중에도 괴짜 시장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지하철을 타더니 상하이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호텔 30층 야외에 등장했다. 한때 중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고 말했던 그는 이번에는 중국어를 정규 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달라진 중국관을 드러냈다.
존슨 시장은 16일 상하이 와이탄(外灘)에 있는 인디고 온 더 번드 호텔 30층 야외에 자전거를 탄 채 등장했다.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였지만 영국인들의 창의와 활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취지였다. 그는 "거의 매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한다"고 말했다. 장쑤망(江蘇網) 등 현지 언론들은 17일 자전거를 탄 그의 사진을 내보내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존슨 시장은 지난 15일에는 베이징 지하철 1호선 시단(西單)역에서 지하철에 올라 시민들과 만났다.
그는 기자들에게 "지하철 요금이 얼마냐"고 물은 뒤 2위안(349원)이란 답변을 듣자 "정말 싸다"고 탄성을 질렀다. 2006년과 2008년에도 베이징을 찾았지만 지하철을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중국 네티즌은 "런던시장이 우리 지하철을 탔다고?"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중국 해외망은 "베이징 지하철 관계자가 런던 지하철과 교류를 하고 싶다고 말하자 존슨 시장은 즉석에서 명함을 건네기도 했다"며 "그가 형식주의에서 많이 벗어난 정치인인 것 같았다"고 평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존슨 시장이 16일 상하이 방문길에 영국 학생들은 정규과목으로 중국어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학생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벌어지는 일자리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과 16세 된 딸도 중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딸이 다음주 중국을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2005년 존슨 시장은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칠 필요가 없다. 중국은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고 쓴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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