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자동차에서 파견된 쌍용자동차의 대표이사가 장쯔웨이 부총재에서 필립 머터프 부사장으로 교체될 전망이다.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는 필립 머터프(Philip Murtaugh) 글로벌 사업총괄 부사장을 쌍용자동차의 이사로 추천했다고 9일 밝혔다.
머터프 부사장은 자동차업계에 30년간 몸담아온 전문가로, GM차이나의 회장 겸 CEO를 역임했고 GM과 상하이차그룹의 합작사인 상하이GM의 부사장을 지냈으며 지난달 19일 상하이자동차의 글로벌 사업 및 생산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상하이차의 천홍 총재는 "머터프 부사장이 가진 해외 시장에서의 폭넓은 경험이 쌍용자동차의 글로벌 전략을 지원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는 다음달 1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머터프 부사장의 이사 선임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머터프 부사장이 쌍용차의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되면 장쯔웨이(蔣志偉) 대표를 대신해 쌍용차의 대표이사를 맡게될 것으로 관측된다.
머터프 부사장이 상하이차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게 된 만큼 쌍용차의 대표이사까지 맡고, 장쯔웨이는 쌍용차의 이사직에서 물러나 상하이차의 부총재 역할에 충실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쯔웨이는 지난해 1월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직후 쌍용차의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현재 쌍용차는 장 대표와 최형탁 사장, 장하이타오 수석부사장 등 3명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쌍용차의 사내이사는 현재 천홍 상하이차 총재와 최형탁 사장, 장쯔웨이 대표, 장하이타오 부사장 등 4명이다.
머터프 부사장이 쌍용차의 대표로 선임되면 그동안 자동차업계에서 종사해왔던 수 십년간의 경험을 살려 쌍용차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고 기술 유출 논란과 노조의 반발 등의 마찰을 잠재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그러나 머터프 부사장은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희망퇴직과 관련해 "쌍용차 노조도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단기적으로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강경 입장을 천명한 바 있으며, 최근 쌍용차는 구조조정을 위해 희망퇴직을 접수하기 시작한 상태여서 노조의 반발로 인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상하이차와 SUV 카이런의 KD(반조립제품)사업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모노코크 타입의 SUV 플랫폼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공동 개발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소형 SUV인 C2000(프로젝트명)을 개발하고 상하이차는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승용차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지난달 중국 현지에서 차량 조립생산.판매를 위한 L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카이런의 KD 사업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