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한-중 양국 간 무역은 빠른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국가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한-중 무역 규모는 중미중-일 간 무역 다음으로 한국은 중국의 세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국이다. 한편, 2012년 9월 일본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센카쿠 열도)의 매입에 나서면서 중국민의 감정이 크게 상했다. 중-일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했으며, 두 나라 간 통상협력은 작년 9월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海關總署)의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중-일 양국 간 무역규모는 3.9% 감소하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하였다. 올 1~9월 중-일 무역규모는 지난해 동기대비 7.9%나 하락했고, 양국 간 교역액은 2,290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과 한국 간 통상협력은 지속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4.4% 증가했고, 올해 1~9월 양국 간 교역액은 2,031억 1,000만 달러로 동기대비 8.1% 신장하여, 중-일 무역이 대폭 하락하는 것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최근 4년간, 한-중 무역과 중-일 무역 간 격차는 <표-1>에서 보듯 점차 줄어들고 있다. 2년 전 중-일 간 교역액은 한-중 교역액보다 900억 달러 이상 높았으나, 작년에는 격차가 700여억 달러로 줄었고, 올 1~9월에는 다시 259억 7,000만 달러까지 격차가 줄었다. 가까운 미래에 한-중 통상협력이 한층 더 심도있게 발전하면 특히, 한-중 FTA가 체결되면 양국 간 통상 협력은 새로운 발전 시기에 접어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3~5년 후에는 한-중 무역이 중-일 간 무역 규모를 넘어서면서 한국이 중국의 2大 무역 파트너가 될 것이다.
한-중 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수교 이후 우호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두 나라는 2008년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고, 경제적으로 상호 보완성과 수요를 가진다. 양국은 중요한 통상협력 파트너가 된 것이다. 한국 측 무역 통계에 따르면, 1992년 한-중 무역규모는 64억 달러에 불과하였으나, 2012년에는 33배 증가한 2,15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한국의 대외무역에서 한-중 무역의 비중은 20.1%에 달한다.
2010년 한-중 간 교역액은 같은 해 미국, 일본 두 나라와의 한국 무역을 합친 1,827억 달러보다 57억 달러가 더 많은 1,884억 달러를 기록하여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되었다. 2012년 한국 기업의 대(對)중국 투자는 33억 7,000만 달러로, 한국의 전체 해외투자에서 14.3%를 차지하여 중국 역시 한국의 주요 투자 대상국이 되었다. 나날이 증가하는 중국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는 양국 통상협력 발전을 더욱 촉진했다.
중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 가운데 한국과의 무역은 발전 속도가 가장 빠르다. 중국 해관총서의 통계에 따르면, 1992년 수교 당시 양국의 무역 규모는 50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12년에는 2,563만 달러로 증가하였다. 50배 신장하는데 20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한편, 중국 최대의 무역 파트너인 미국과의 무역 규모는 1980년 50억 달러에서 2007년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증가하는 데 27년이 걸렸다. 중국의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인 일본과의 무역 규모는 1978년 50억 달러에서 2008년에 이르러서야 비슷한 수준이 되어 3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 2012년까지 중국의 3大 무역 상대국 연평균 성장률 가운데 한-중 무역이 19%이고, 중미 무역은 17.6%, 중-일 무역은 가장 낮은 12.8%를 나타냈다. 12년 동안 한-중 무역의 성장률이 미국, 일본보다 각각 1.4% 포인트, 6.2% 포인트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2년은 한-중 수교 20주년과 중-일 국교회복 40주년을 기념하는 해였다. 한-중 양국에서는 양국 수교 2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를 진행했다. 여러 차례 포럼과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지난 20년간 양국 통상 발전의 경험과 문제점을 돌아보고 총결산했으며, 두 나라 통상 협력의 미래를 전망했다. 또 양국 경제무역계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고, 양국 간 우호 증진 및 통상 협력 발전에 대한 자신감을 고취했다.
중국은 지속해서 발전하는 경제체이자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시장이다. 이는 일본 기업에 매우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올 들어 많은 일본 기업이 중국 시장 개척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중국 시장에 대한 연구를 확대하고, 중국 현지 소비자 수요에 부합하는 제품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서 홍보와 마케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일본의 주요 언론 또한 중-일 통상 협력 강화는 양국 관계가 파탄에 이르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고, 일본기업의 중국과 통상 협력 증진 측면에서 일본 정부 차원에서도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며, 한‧중‧일 FTA의 조속한 체결은 그 일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써 일본이 중국 시장 점유율을 한국에 빼앗기기 싫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중 무역이 중-일 무역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아직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며, 한국 역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중 무역과 중-일 무역 간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표-2>에서 보듯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증가율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증가율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2년 전 중국이 일본에서 수입한 규모는 한국보다 300여억 달러 많았고, 2012년에는 격차가 91억 6,000만 달러로 줄었다. 올 1~9월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규모는 1,347억 9,000만 달러로 10.8% 증가한 반면, 일본에서 수입한 규모는 1,197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12.1% 감소했는데, 이는 최근 몇 년간 보기 힘든 하락폭이다.
또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규모가 일본보다 150억 2,000만 달러 크다는 것 역시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는 일본 기업의 대중 투자 감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일본무역진흥회(JETRO)에서 발표한 최신 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 일본의 대중국 투자는 49억 3,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31.2% 감소했다. 중국에 대한 일본의 투자가 감소하는 것은 양국 통상 협력뿐 아니라 일본 경제의 회복과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4년 동안 일본, 한국 두 나라에 대한 중국의 수출 신장은 <표-2>에서 보듯 일부 변화가 있지만, 대(對)일본 수출이 한국보다 500~600억 달러 정도 항상 많았다. 한국 시장이 중국에 충분히 개방되지 않아 중국은 한국과의 무역에서 수출이 수입보다 적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데, 2010년 700억 달러에서 2012년에는 800억 달러로 늘었고, 올해는 1~9월을 기준으로 이미 664억 7,000만 달러에 달해 한해 적자가 9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양국 통상 협력이 균형적 성장과 안정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 한국은 중국에 대한 시장 개방의 문을 넓히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출을 확대하는 한편, 중국 투자 유치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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