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미신을 신봉하는 행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30대 남성이 미신을 믿는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연변신문망에 따르면 지린성 훈춘(琿春)시 공안국은 지난 21일 오후 시내 주택가에서 노인이 흉기에 찔려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복부를 흉기에 찔린 노인은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고 경찰은 목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이 사건의 범인으로 노인의 아들인 올해 35세의 두(杜) 모씨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두씨는 3년 전 집안의 반대로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외부와 접촉을 꺼리는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두씨의 부모는 이런 아들에게 '귀신이 씌워졌다'면서 주위에서 용하다는 '신선'과 '도사'들을 여러 차례 데려와 아들을 치료하게 했다.
이런 행동에 반감을 품고 부모를 폭행하기도 했던 두씨는 범행 당일에도 집에 2명의 도사가 찾아와 치료를 시도하자 이들을 쫓아내고 아버지와 시비를 벌이다가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났다.
중국에서는 사회주의 건설과 함께 '퇴치'됐던 미신이 개혁·개방 바람을 타고 급속하게 부활했으며 관료 집단이 앞장서서 미신을 신봉한다는 비판이 진작부터 제기됐다.
올해 중국 국가행정원 사회·문화교육연구부가 전국 현(縣)장·처(處)장급 간부 900여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미신을 믿지 않는 간부의 비율이 47.6%에 불과했다.
나머지 절반 이상의 간부는 관상, 해몽, 별자리점, 제비뽑기점 등의 점괘를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매체들은 일반인의 모범이 돼야 할 공직자조차 풍수나 미신을 신봉해 업무시간에 사찰을 찾아 향을 피우고 심지어 정부 청사를 건립하면서도 점을 치는 현상이 만연했다며 그릇된 사고관을 버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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