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여유법' 시행 이후 관광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사들이 '할부 해외관광' 상품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중국 지린성 지역 일간지인 성시만보(城市晩報)에 따르면 창춘(長春)시의 여행사들은 최근 시중은행과 제휴해 일시불로 내기 부담스러운 관광요금을 분할 납부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여행사와 제휴한 은행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뒤 이 카드로 요금을 결재하면 수수료와 이자를 여행사가 부담하고 고객은 원금만 일정 기간에 나눠서 내는 방식이다.
창춘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여유법 시행 이후 동남아 단체관광이 1인당 3천위안(53만원)에서 6천위안으로 오르는 등 요금 급등으로 고객 부담이 커졌다"면서 "할부 관광은 코스에 제한이 없으며 6천위안짜리 상품은 12개월 동안 고객이 한 달에 500위안씩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런 할부 관광을 여유법 시행으로 주력 상품이었던 저가 단체관광을 할 수 없게 된 여행사들이 내놓은 고육책으로 풀이했다.
중국 여행사들은 단체관광 시 쇼핑 강요를 엄격히 금지한 여유법이 시행되면서 헐값에 단체관광객을 유치한 뒤 관광지에서 쇼핑, 추가 비용, 팁으로 비용을 충당하던 과거의 방식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관광상품 요금이 배로 올랐고 그만큼 고객의 비용 부담이 커져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
신문은 할부 관광이 30세 전후의 젊은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창춘시민 가오(高) 모씨는 "할부 관광은 나처럼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웨광주(月光族·월급을 저축하지 않고 다 쓰는 부류)에게 딱 맞는 상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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