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쾌보' 기자준칙 위반 사과문 내
일부선 강압 의한 자백 의혹 제기
대형 건설업체의 비리를 폭로하는 기사를 썼다가 체포돼 언론 탄압 논란을 불러일으킨 중국 광둥성의 유력 신문인 <신쾌보> 기자 천융저우가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다. <신쾌보>도 27일치 1면 하단에 '사과문'을 실었다.
천융저우는 26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뉴스 프로그램에 초록색 죄수복에 수갑을 찬 모습으로 나와 "내 능력을 과시하고 이득을 추구하려고 사주를 받고 중롄중커에 관해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채 기사를 썼다. 죄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천은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브로커한테서 수십만 위안에 이르는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쾌보>는 27일치 1면에 실은 '사과문'에서 "공안의 초동 수사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천융저우는 뇌물을 받고 허위보도를 해 '중국신문공작자(기자)직업도덕준칙'을 엄중하게 위반했다"고 밝혔다. 한 <신쾌보> 기자는 "천융저우의 갑작스런 자백으로 편집국 전체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천이 신문사와 그의 지지자들에게 치명타를 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자백이 강제로 이뤄지는 사례가 적지 않아 일부에선 천융저우의 자백에도 중국 공안의 강압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천융저우는 15차례에 걸쳐 후난성 창사에 본사를 둔 중국 2대 건설장비 업체인 중롄중커의 재무 비리를 고발하는 기사를 쓴 뒤 기업 명예훼손 혐의로 18일 후난성 창사 공안당국에 체포됐다. 이에 <신쾌보> 쪽은 23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신문 1면에 천융저우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사를 내보냈고, 중국기자협회 등도 천의 신변 안전과 투명한 조사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언론 자유 탄압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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