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上海) 자유무역구 출범 이후 중국의 여러 지역에서 제2자유무역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광둥(廣東)성이 상하이 자유무역구의 45배 크기인 자유무역구 개설을 당국에 신청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일 보도했다.
광둥성 소식통은 광둥성이 광저우(广州)시의 난사(南沙) 신구와 선전(深圳>)시의 첸하이(前海) 신구, 주하이(珠海)시의 헝친(橫琴) 신구, 광저우의 바이윈(白云) 공항 지역을 포괄하는 자유무역구를 이미 국무원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광둥성 고위층과 난사·첸하이·헝친 신구의 책임자가 10월 초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상하이 자유무역구의 시행 결과를 기다릴 필요 없이 광둥성 자유무역구가 가동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빨리 비준을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 매체인 '21세기경제보도'(21世纪经济报道)도 전날 광둥성이 국무원에 신청한 자유무역구 안이 이미 고위층으로부터 '원칙적인 동의'를 얻었으며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 이후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이후 삭제됐다.
광둥성이 제시한 지역 중 난사 신구와 첸하이 신구, 헝친 신구는 국가급 신구로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 간 협력에서 중요한 3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광둥성은 이 자유무역구에 대해 홍콩·마카오와 합작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광저우 중산(中山)대 홍콩·마카오·주장(珠江)삼각주 연구센터의 덩톈샹(邓天祥) 교수는 실질적으로는 '광둥 무역구'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광둥성 자유무역구의 제도가 홍콩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외환과 인력, 화물 등의 진출입이 편리한 조건에서 홍콩이 이 무역구에 동화될 것이며 자유무역구에 면세점을 만들고 쇼핑 물건에 대해 세금 환급 정책을 실시하면 '쇼핑 천국'으로서 홍콩의 지위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명보도 광둥 자유무역구의 총면적이 1천300㎢로 28.78㎢인 상하이 자유무역구는 물론 홍콩의 전체 면적(1천104㎢)보다도 크다면서 만약 비준이 된다면 상하이 자유무역구보다 홍콩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광둥성 사회과학원 구역경쟁력연구센터의 딩리(丁力) 주임 역시 광둥성 자유무역구는 홍콩에 타격을 줄 것이며 광둥성이 직접 홍콩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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