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7일은 24절기 중 19번째인 입동(立冬)이다. 실로 겨울의 문턱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옛 사람들은 입동이 되면 농사를 지은 배추, 무를 뽑아다가 김장을 하며 겨울채비를 했다. 요즘은 겨울이라고 해서 유달리 신경 쓸 일들이 줄긴 했지만,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이때부터 겨울 건강을 잘 관리해야 2011년 한 해가 편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추위에 적응해야 겨울에 건강하다
겨울철 건강 관리의 원칙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연의 이치, 즉 순리에 따르면 된다. 겨울의 이치는 ‘춥다’는 것이므로, 아이들 몸이 추위에 적응해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감기 같은 질환은 날씨가 추워서 걸리기도 하지만, 온도 변화가 클 때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많이 생긴다. 쉽게 말하자면 만약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사람이 시베리아에 간다면 몸이 극심한 차이에 잘 적응하지 못해 쉽게 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겨울이라고 아이를 집안에만 머물게 해서 따뜻한 난방의 덕만 보게 하는 것은 아이 건강을 해치는 것이다. 아이가 집밖을 드나들면서 실내외의 차이를 겪게 되기 때문이다.
실내 온도는 20도 안팎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긴 팔 옷이나 겹옷을 입었을 때 적당한 정도다. 반팔을 입고 지낼 수 있다면 20도가 훨씬 넘는 온도라는 것을 명심하자.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스케이트나 썰매, 스키 등 겨울에 즐길만한 것들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야외의 공기를 마시며 몸을 움직이면 면역력도 강화되고 계절의 기운에 몸이 잘 적응할 수 있다. 겨울등산이나 동네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는 산책도 권장한다. 운동은 햇빛이 비추는 오후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내년 봄을 준비할 ‘속’을 채워야 할 때
겨울은 기(氣)와 정(精)을 모으는 계절이다. 마치 겨울에 씨앗이 작은 내부에 새 생명을 잉태해 봄의 탄생을 준비하듯이 말이다. 올 겨울에 속을 알차게 채운 아이가 내년 봄에 쑥쑥 성장할 수 있다. 이런 준비를 보통 ‘내적 성장’이라고 하는데, 규칙적인 생활과 영양가 높은 음식 섭취가 가장 중요하다. 해가 짧은 만큼 다른 때보다 조금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으며, 일주일에 한두번은 고단백, 고열량 식단으로 일명 몸보신을 해두도록 하자.
날이 추워지면서 아이가 감기에 자주 걸릴 수 있는데, 무턱대고 항생제, 해열제를 찾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감기를 제대로 앓고 넘기며 면역력을 키워두는 것이 앞으로 겪을 수많은 병을 대비하는 일이 될 수 있다. 몸속 기운을 돕는 관리도 도움이 된다. 요즘 한의원에서는 겨울뜸이 인기다. 신주혈, 폐수혈 등 호흡기 관련 혈자리에 뜸을 뜨면 따뜻한 기운이 몸을 덥히고 혈액순환을 도와 면역력을 강화시켜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들에게 적합하다.
옛 사람들은 입동에 날씨가 추우면 그 해 겨울이 크게 추울 것이라고 봤다. 이번 입동과 올해 겨울 날씨는 어떨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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