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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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인한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전방위 외교전에 뛰어들고 있다.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사국을 대상으로 전화 공세를 펴는 가운데 중국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 북한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중국의 역할은 위기 돌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것은 리자오싱 부장의 전화통화 외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부장은 9일 유엔 안보리 11개 이사국 외무장관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안보리의 단결에 합당한 행동을 해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일본이 상정한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돼서는 안 된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전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일본이 제출한 결의안에는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미국 프랑스 영국 등 7개국이 서명을 했다. 일본을 포함하면 결의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낸 안보리 이사국은 과반수가 넘는 8개국이다. 리 부장이 전화를 한 이유는 표결 통과를 막아보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결의안이 통과되면 가뜩이나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사태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중국의 판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북한 설득 작업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친선대표단은 10일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을 출발, 북한 방문길에 올랐다. 중국 대표단은 북한의 초청으로 ‘중·조 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 체결 4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으며, 오는 15일까지 북한에 머물 예정이다. 대표단에는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 부부장도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 우 부부장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 문제를 협의하는 일종의 특사 자격이다. 이번 북·중 접촉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뒤 처음으로 갖는 공식 대외접촉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북한과 중국 사이에는 많은 의견이 교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사태를 불러올지도 모를 미사일 추가 발사를 하지 말도록 정식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특히 비공식 6자회담을 다음주에 여는 방안도 북한에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