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민스 챔버오케스트라 2013년 정기연주회
혹자는 음악을 ‘유일한 합법적 마약’이라 표현했다. 또,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BGM을 갖고 있고, 중요한 순간 음악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도 그 때 그 시절 유행했던 음악 한 곡의 영향력은 실로 크다.
내 손 끝에서 만들어지는 음악으로 보다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있는 상하이 로민스 챔버오케스트라를 만나봤다.
로민스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현악기군으로 구성된 챔버오케스트라이다. 챔버오케스트라는 오케스트라보다 적은 인원으로 구성된 작은 관현악단을 말한다. 2006년 6월 주부 오케스트라 동호회로 결성돼 상해한국학교 준공식 공연을 시작으로 아마추어 단체로 교민사회에 알려진 것이 시작이다. 아마추어로 구성됐던 만큼 해체 위기를 겪는 등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작년부터 각 파트별로 악기 전공자 멤버가 보강되면서 누에고치에서 나비로, 환골탈태 했다.
현재 로민스의 회장 이상림씨는 음대 출신의 바이올린 전공자이다. 사실 결혼 후 10년 동안 바이올린을 손에서, 가슴에서 내려놓고 살았다고. 로민스 덕분에 다시 바이올린을 잡았다.
주 멜로디인 바이올린의 전공자로서 파트를 이끌며 이제껏 몰랐던 새로운 즐거움을 알았다고 한다. “악기를 지금 꺼내지 않았다면 다신 못 잡았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사실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단장 덕분이다”고 고백했다.
단장은 맡고 있는 송지은씨는 알고 보니 한국 분당의 챔버 오케스트라 단장이었다. 첼로 전공자로 독일 유학까지 다녀온 남다른 포스가 느껴지는 듯도 하다. 남편을 따라 상하이로 건너온 후 로민스에 직접 연락해 찾아왔단다. 비올라 역시 쑤저우에서 학원을 운영하던 전공자로 멤버가 보강됐다.
이상림씨는 “작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 로민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송지은 단장 역시 “내가 받았던 배움을 단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또 다른 기쁨”이라며 “힘들기 보다 내가 더 많은 걸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이 좋아 함께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현재 총 12명의 단원이 매주 금요일마다 함께 보여 2시간씩 연주를 한다. 음악은 국경도 초월한다더니 호주 국적의 여자 첼로 단원도 있다.
송 단장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음악은 많은 것을 소통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 교민들에게 “예전에 악기를 배웠던 분들이 장롱에 잠들어 있는 악기를 다시 한번 꺼내봤음 한다”고 말하며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연주의 맛을 느껴보았으면”하는 바램을 드러냈다.
로민스는 2006년 창단 이후 2회의 정기연주회, 신바람음악회, 한국상회 송년의 밤, 한국학교, 한인 합창단 정기공연 등 공연 경험이 많지만 곧 있을 2013 정기연주회의 의미는 특별하다. 작년 가을 뭉친 지금의 정예부대가 갈고 닦은 기량을 제대로 선보일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영화 ‘어거스트러쉬’의 대사 중 한 부분이다.
“어디서든 들을 수 있어. 바람 속에서도, 공기 속에서도, 빛 속에서도. 음악은 우리 주위에 있어. 우린 마음을 열기만 하면 돼. 그저 듣기만 하면 돼”
스산해지는 겨울, 당신의 마음을 연주할 로민스 챔퍼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만나보자.
▷손현아 기자
2013 로민스 챔버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일시: 11월 23일(토) 오후 5시
▶장소: 古羊路158弄 반석빌딩 은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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