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대선 출마' '대기업 취업' 예상
전격 사의를 표명하며 베이징 정가에서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른 화교 출신 게리 로크(63) 중국 주재 미국대사가 사의 배경에 대해 "(베이징) 스모그 때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21일 중국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해외망에 따르면 로크 대사는 최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의를 표명한 이유 등에 대해 "우리는 아이들이 미국에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베이징 공기질 때문에 귀국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공기질에 대해 걱정을 하지만 우리가 귀국을 결정한 배경은 아니다"고 대답했다.
전날 오전 로크 대사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 보도가 나오자 중국 인터넷에서 "로크 대사가 베이징 스모그를 견지지 못하고 떠나는 것 아니냐"는 글들이 속속 올라온 데 대한 반응이다.
로크 대사는 중국에 부임한 뒤 미 대사관의 독자적인 대기오염도 측정 수치를 발표하며 베이징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하는 역할을 했다. 현재 주중 미국대사관은 베이징에 근무하는 외교관들에게 스모그 관련 '위험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문가들은 로크 대사가 앞으로 대기업에서 근무하거나 차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 등을 내놓고 있다.
진찬룽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지난 4년간 중미관계 배경은 더욱 복잡해졌다"며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며 '큰 형님' 지위를 유지하려 하고, 중국은 더욱 자신감을 보이는 상황에서 로크 대사가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중국인들은 그에 대해 높은 기대를 해왔고 미국인들도 그가 미국의 이익을 수호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화교라는 특수한 신분 때문에 로크 대사가 더욱 큰 고민을 해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진 부원장은 로크 대사의 향후 거취에 대해 "그는 더욱 높은 정치적 목표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댜오다밍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부연구원은 로크 대사가 앞으로 중국과 상업왕래가 있는 대기업 등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으며, 계속 정치권에 몸담고 있을 경우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 등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보스턴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로크 대사는 1983년 민주당 하원 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워싱턴주 주지사, 상무부 장관 등을 거쳤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