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낭비풍조 척결의 일환으로 상어지느러미(샥스핀) 요리와 함께 고가 여행가방을 금지하면서 고급 여행가방의 대명사인 샘소나이트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103년 전통의 미국 여행가방 회사인 샘소나이트는 올해 중국시장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보다 최소 10%포인트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라메시 테인왈라 샘소나이트 아시아 법인장은 "지난해 매출 신장률은 20%가 넘었지만 올해는 12~15%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샘소나이트의 중국시장 매출 신장률 둔화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취임 직후부터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관료사회 낭비풍조 척결 캠페인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8일 발표한 금지품목에는 샥스핀과 함께 제비집, 털게, 월병, 고가 여행가방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시 주석 취임 후 중국 당국이 낭비풍조 척결을 위해 금지한 품목에는 전복이나 외국산 게와 같은 진미(珍味)에서부터 교통수단, 호텔 등이 망라돼 있다.
베이징(北京)에 거주하는 한 지방관리는 과거에는 친척 방문을 위해 난징(南京)을 가면 보통 관용차가 공항에 마중을 나왔으나 시 주석 취임 후에는 이런 관용차가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팀 파커 샘소나이트 최고경영자(CEO)는 "(낭비풍조 척결에 따른 매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향후 3∼4년 뒤 중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기업인수를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은 샘소나이트도 다른 사치품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새로운 낭비풍조 척결 분위기 속에서 살아남을 길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테인왈라 법인장은 낭비풍조 척결 캠페인에 따른 주요 타격 중 하나는 기업 선물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주요 항공사들이 그동안 승무원용으로 여행가방을 대량 구매하곤 했으나 시 주석 취임 후에는 이런 구매 관행이 거의 사라졌다.
테인왈라 법인장은 "당국으로부터 새로운 규제안과 지침이 전달되면서 항공사들이 물품 구매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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