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중국 자동차 업체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에 자동차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
중국의 유명 자동차 회사인 난징자동차가 20억 달러를 투입, 미국 오클라호마에 공장을 설립하고 2008년부터 자동차를 출시키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12일 보도했다.
난징자동차는 지난해 7월 부도에 빠진 영국의 MG 로버를 5000만파운드(8870만 달러)에 인수해 유럽에 진출한 바 있다. MG로버는 지프의 귀족인 랜드로버를 생산했던 업체로 영국의 마지막 자동차 업체였다.
이로써 난징 자동차는 중국과 미국 유럽 3개 대륙에 걸친 생산라인을 확보해 글로벌 경영이 가능해 질 전망이다.
난징자동차는 오클라호마 공장에서 스포츠카를 생산할 예정이다. 난징자동차는 이날 오클라호마 공장에서 MG TF 쿠페를 생산하고, 영국 롱브리지에 있는 공장에서는 컨버터블(개폐식 자동차)차량인 TF 로드스터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국인 난징에서는 3개의 승용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쿠페 모델은 2만~2만5000달러 수준이며, 경쟁차종으로 마츠다의 미아타를 상정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랜드로버가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이었기 때문에 랜드로버의 매니아가 형성돼 있다며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난징자동차가 비싼 인건비에도 미국을 생산 기지로 선택한 이유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거듭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을 분석했다.
난징 자동차 미국 법인의 사장으로 내정된 듀크 T 헤일은 "우리는 단순히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업체로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진정한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성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난징자동차의 미국 진출은 작은 사건이지만 그 상징성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본 자동차 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세우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지금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 자동차 업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난징자동차가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 진출을 선언하자 다른 중국 자동차업체의 미국 진출도 잇따를 전망이다.
난징 자동차 외에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텐진의 길리자동차는 1만달러짜리 세단을 올해 디트로이트 자동차 전시회에 출품했다. 비록 안전 및 배기가스 방출 기준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으나 중국 자동차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길리자동차와 체리자동차 등은 2008년까지 중국 자체 브랜드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