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업 포기하고 땅 파기 몰두…뜬소문에 헛고생도
중국에서 개발사업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면서 땅속에 묻혀 있던 유물들이 출토되는 사례가 늘어나 곳곳에서 보물찾기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23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안후이성 쉬안청(宣城)시에서는 지난 10월부터 최근까지 매일 수백 명의 촌민이 강가로 나가 땅을 파헤쳤다.
촌민들은 정부가 하천 정비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진귀한 도자기들이 나왔다는 소문을 듣고 밤낮으로 보물찾기에 매달렸다.
특히 일부 주민이 캐낸 도자기를 골동품 수집상에게 팔아 100만위안(약 1억 7천500만 원)을 챙겼다는 얘기가 돌자 멀리 떨어진 마을 주민까지 삽을 들고 달려와 땅을 파는 데 가세했다.
촌민들은 평생 만져볼 수 없는 큰돈을 벌려고 생업을 포기하고 보물찾기에 몰두했고 일부 언론이 이를 보도하자 쉬안청시 당국은 최근 강가의 주민을 해산시키고 불법 발굴 금지령을 내렸다.
쉬안청시 관계자는 "해당 하천 주변에서 당(唐)·송(宋)·명(明)·청(淸) 시기의 자기 조각들이 출토된 것은 맞지만 2차 퇴적층이고 불완전한 형태의 조각뿐이어서 정식 발굴과 보존 가치가 없다는 게 문물 관리 당국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옛날 일반인이 사용했던 생활 자기 조각들의 값이 몇만 위안을 호가한다는 것은 직접 발굴하는 수고를 덜고 의외의 수확을 노리는 골동품 수집상들이 지어낸 얘기"라며 "여기에 넘어간 촌민들이 장기간 헛고생을 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9월에는 허난성 시핑(西平)현의 한 수로 공사 현장에서 희녕중보(熙寧重寶), 천희통보(天禧通寶) 등 송나라 시기 동전이 대량으로 출토돼 몇 달간 주민 수백 명이 금속탐지기를 동원해 보물찾기 소동을 벌였다.
문물 관리 당국은 뒤늦게 공안과 합동으로 주민들의 현장 접근을 통제하고 집집마다 방문해 동전을 회수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0월에도 허난성 정저우(鄭州)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신석기 시대 유적이 발견됐음에도 공사 기일을 맞추려고 공사를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 당국의 허술한 문물 관리가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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