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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님, 학부모 하기 나름

[2013-12-14, 15:46:24] 상하이저널
[학부모들의 생생한 학교 이야기]
교사상담편-로컬학교
 
담임선생님, 학부모 하기 나름
 
학교 담임선생의 역할은 중요하다.
로컬 학교에서는 성적이 뒤쳐지는 학생에게 노골적으로 자퇴를 권유하는 담임교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반대로 학업성적이 상위권인 학생은 대놓고 편애한다.

중학교에서 담임은 그대로인 채 학년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1학년 때 담임이 2,3학년까지 바뀌지 않는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통합관리 방안이 마련되어, 중학교에서 바로 동일 고등학교로 진학하면 중학교 때 담임이 그대로 고등학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그만큼 로컬학교에서는 담임선생이 개별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 밖에 없다. 처음부터 중심부에서 벗어나 주변에서 맴도는 우리 아이들에게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한국 학부모들이 담임선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두 가지다. 먼저 가정방문!

중국학생들과는 달리 외국학생을 위한 가정방문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기 마련인데, 이는 주로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중국어 의사소통이 불편한 데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른 문화를 접할 때 필요한 게 두 가지가 있다. 호기심과 존중하는 자세이다. 중국에 와서 중국문화를 접하는 우리 아이들은 두려움과 함께 호기심이 따르기 마련이다. 호기심이 이해를 낳고, 올바른 이해 뒤에 비로서 두터운 정이 생기는 법이다. 무언가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조타수 역할을 아이의 담임교사에게 맡기는 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만점이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가 담임교사에게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다가설 필요가 있다.
 
아이로부터 구두통지를 받기도 하겠지만, 담임선생에게 직접 연락을 하여 방문을 요청 내지는 환영한다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자. 중국어가 서툴다고 겁먹을 필요 없다. 솔직히 어정쩡한 중국어 실력을 가지고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만들 바에야 차라리 주위를 돌아보라. 뜻만 있으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

조선족 통역도 좋고, 중국어 대화가 무난한 한국인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을 찾아내 도움을 요청하자. 적당한 사례와 함께.

우리가 아이의 원만한 학교 생활과 학업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담임 교사에게 보여주어 그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당신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우리 아이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도와주세요”. 눈짓 몸짓으로 최선을 다해 호소를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중국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나요? 목표달성에 필요한 방법을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하고 말이다.

형편이 급한 데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때로는 비굴하게, 때로는 당당하게 변화무쌍 해야 한다. 미련하고도 두둑한 배짱이 필요한 경우가 바로 이때다.

두 번째, 학교 내 학부모회의!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끝날 무렵이면 아이를 통해 학부모회의 통지가 온다.

바쁘더라도 빠지지 말고 얼굴을 비춰야 한다.  마찬가지로 조선족 통역도 좋고, 아니면 한국인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을 동반해라. 많아야 한 학기에 한두번이다. 귀찮게 여기거나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된다.

우리 아이들이 담임선생이나 학과목 선생들에게 홀대 당할 수 있다. 그들은 우리 아이가 중국어를 비롯한 학교성적을 올리는 데 최적인 보물단지다. 굴러 들어온 복을 제 발로 걷어차지 말자. 그 무엇보다도 자기에게 관심을 쏟아주는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아이들이 느낀다.

‘바빠서, 중국어를 못해서’는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뒤에 물러나 앉은 자들은 학교측에 요구해야 할 우리 아이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자격이 없다. 본질을 봐야 한다. 본질은 결국 자기 판단이다. 나한테 진짜 무엇이 도움이 될 것인지를 중심에 놓고 보라. 로컬학교는 우리 아이에게 탄탄한 본질을 심어줄 수 있는 더없이 훌륭한 학습의 장소이다.
 
“스팩만 잘 관리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만 하면 조직에서 훌륭하게 될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사회가 그렇게 나긋나긋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벌은 사회생활 2,3년이면 다 세탁이 된다. 인생을 제대로 살고 싶으면 스팩관리 하지 마라. 대신 그 시간에 네 본질을 쌓아놔라.” 고등학교 졸업반인 내 아이에게 해주는 말이다. 끝으로 담임교사든 과목교사든 아이의 스승으로 존중하는 자세를 잃지 않고 진솔한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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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단에서 청일점으로 ‘한국 아빠’를 대표했다. 큰 아들은 로컬학교를 마치고 이미 대학을 진학한 상태. 작은 아들은 초등 한국학교와 중등 신기초(新基础中学)를 거쳐 현재 진후이까오중(金汇高中) 11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번 9월 12학년이 된다.
blucedhlee@naver.com    [로컬학교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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