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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표민찬 특파원 = 중국 전역이 지난 6월 초 실시된 대학입학 학력고사(高考.가오카오)의 후유증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가오카오 성적이 발표되고 각 대학들이 합격자들을 속속 발표하는 가운데 자녀의 대학 등록금 걱정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부모와 입시 부담에서 벗어나 일탈을 일삼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는 산시(山西)성 이청(翼城)현 난관좡(南關莊)촌에 사는 농민 리하이밍(李海明)씨가 자녀의 대학입학을 앞두고 등록금 걱정으로 우울증을 앓다 목을 매 자살한 소식을 전했다.
문맹이었던 리 씨는 가난했지만 자녀 교육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 씨의 딸은 이번 가오카오에서 750점 만점에 532점을 얻어 시안(西安)공업대학 입학이 가능한 상태였다.
산시성 위서(楡社)현에 사는 한 중국인도 가오카오에 600점을 얻어 대학입학을 앞두고 있는 자녀의 등록금 걱정으로 음독 자살했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학비 걱정으로 부모들이 자살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중국 교육부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입학이 거부되지 않도록 하라는 통지를 각급 학교로 내려보냈다.
이 통지는 각 대학들이 합격통지서를 발송할 때 '국가 학비대출설명서' 등 학자금 보조정책을 담은 내용을 동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촌 학생들이 등록금을 걱정하는 반면,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대도시의 입학예정자들은 밤 늦은 시간까지 음주와 도박을 즐기는 등 일탈행위에 빠져있다고 중국청년보는 전했다.
베이징에 위치한 대형병원에 과도한 음주로 실려오는 환자들의 대다수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청년보는 베이징시 차오양(朝陽)구와 하이뎬(海淀)구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샘플조사를 한 결과, 가오카오 이전 하루 평균 13시간에서 달하던 학업시간이 현재 1시간 이하로 줄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