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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로컬학교 방학숙제와 체험학습 사이

[2014-01-24, 17:22:52] 상하이저널
[학부모들의 생생한 학교 이야기]
방학 보내기편-로컬학교
 
중국에 대한 이야깃거리 만들기
넘치는 로컬학교 방학숙제와 체험학습 사이
 
방학 시작 일주일 전, 영규에게 물었다. 방학을 어떻게 보낼 작정이냐?

로컬학교에서는 방학 숙제가 장난이 아니다. 아이들이 빈둥빈둥 하릴없이 노는 것을 못 본다. 학교마다 경쟁하듯이 산더미 같은 과제를 내준다. 평소에 부족했던 과목은 방학을 이용해 철저히 복습해서 보충하고, 예습까지 미리 해놓기로 마음먹는다. 이 참에 학과공부 하느라 불러내지 못한 짬을 내어 친하지도 않은 책과 놀아보겠다는 다짐도 하고, 상하이 박물관이나 미술관등을 참관, 중국에 관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겠다는 투지도 가져본다.

시간을 내어 여행을 하는 것도 일단 계획에 넣는다.

나는 둘째 아들에게 제안을 했다. 우리 여행을 떠나자. 어디로 무슨 여행을? 고민여행을. 일주일만 하자. 집에 틀어박혀서 일주일간만 맘껏 고민해보자.

顿悟渐修. 돈오점수, 불가에서 쓰는 용어다. 돈오, 갑작스럽게 깨닫고 그 깨달은 바를 점수, 점차적으로 수행해간다는 뜻이다. 돈오돈수, 점오점수, 점오돈수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주일간의 고민여행이 우리 영규에게 돈오점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가? 제대로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영규는 지금 아이에서 어른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놓여있다. 험준한 골짜기 위에 설치된 통나무를 ‘줄타기’처럼 건너고 있다. 한걸음만 잘못 떼어 놓으면 골짜기 아래로 추락하고 마는 위험한 시기다. 의문과 불안이 까닭 없이 용솟음치듯 뛰쳐나온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어쩔 수 없이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미룬다고 될 일도 아니다.

아니 쿨 하게 살아도 피곤한 세상에 그런 고민을 해보라고 부추기다니? 놀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타박한다.

그런 필요 없는 것을 생각하고 있을 여유가 있으면 영어 한 단어라도 외우고, 사자성어 하나라도 익히는 게 낫다고 핀잔한다.

최근 10년간 인터넷과 스마트폰 기술의 발달에 의해 정치와 경제, 사상과 문화는 물론이고, 오락에 이르기까지 국경을 초월해서 한 덩어리가 되고 있다. 그뿐인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어디든 자유롭게 참여할 수도 있으며, 거기서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쉽게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국경 없이 확산되는 정보 네트워크와 자유롭고 글로벌한 시장경제, 그 풍요로움과 편리성에 우리는 넋을 잃을 뿐이다.

행복한가? 만족하며 안도하는가?

고민해야 한다. 진지하게, 뼛속까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고민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만 언제 올지 모를 좌절이 있기 때문에 젊음이 아름답고, 실패가 있기 때문에 인생에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된다.

영규는 21세기 지금 중국의 상해에서 살고 있다. ‘Here and Now’ 왜 하필 지금이고 상해인가?

더욱 고민해보자. “고민 끝에 얻은 힘이 강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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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단에서 청일점으로 ‘한국 아빠’를 대표했다. 큰 아들은 로컬학교를 마치고 이미 대학을 진학한 상태. 작은 아들은 초등 한국학교와 중등 신기초(新基础中学)를 거쳐 현재 진후이까오중(金汇高中) 11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번 9월 12학년이 된다.
blucedhlee@naver.com    [로컬학교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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