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Extensive Reading) VS 정독(Intensive Reading)
-SETI 한계영 원장
영어권 국가에서 거주하다 온 학생부터 한국에서 갓 전학 온 학생까지, 그리고 상하이 국제학교, 한국학교, 로컬학교에 무관하게 상하이 한국인 자녀의 영어교육 열풍은 거세다. 또 고등학생이 되면 온통 특례입시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영어 공인점수 따기에 몰입한다. 하지만 자녀를 수년간 국제학교에 보낸 학부모 중에는 토플 100점은 기본으로 생각했다가 막상 자녀의 점수를 마주하고 충격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상하이에서 영어공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세티(SETI) 한계영 원장에게 들어본다.
높은 공인점수, 영어 리딩 생활화는 기본
한계영 원장은 “교내외 영어대회와 공인점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학생들은 리딩을 생활화하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라며 어떤 언어든 수준급에 도달하려면 리딩은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무작정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선정하는 것은 오히려 실력을 쌓는데 좋지 않는 영향을 준다고 덧붙인다. 영어 리딩의 방법 중에는 다독(Extensive Reading)과 정독(Intensive Reading)이 있다. 어떻게 읽어야 영어책을 잘 읽는 것인지에 대해 한 원장은 세티의 다독·정독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명료하게 설명한다.
다독, 학습수준에 맞는 책 선정 중요
먼저, 세티의 다독 프로그램은 초등 1~중등 과정까지 이뤄지며 1000권 읽기 프로젝트 수업이 있다. 리딩 훈련은 저학년때 다져지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다독은 자신이 원하는 범위안에서 여러 주제를 걸쳐 전체적인 의미 파악에 초점을 두는 학습이다. 다독의 장점은 리딩 자체에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하고, 강한 동기부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영어 학습의 기본인 리딩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원장은 “때문에 다독은 학습자 수준에 맞는 읽기 자료 제공이 중요하다”라며 “세티에서는 현재 미국에서의 학년별 단어와 리딩 수준에 맞는 책을 체계적으로 선정해 학생들이 책을 읽고 독후활동을 하는 것으로 올바른 리딩 학습을 다지고 있다”고 소개한다.
반면, 다독의 단점은 책을 깊이 있게 읽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로 정보습득용으로만 책을 읽게 돼서 가볍게 읽게 되고 이렇게 읽는 것이 익숙해 지면 정독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에 단계별, 수준별 책 선정과 전체적인 스토리나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한 독후활동이 중요하다고 한다. 세티에서는 저학년부터 7, 8학년이 읽어야 할 책을 단계별로 갖추고 학생 수준에 맞는 책을 선정해주고 있다.
정독, 디스커션-디베이트 훈련도 함께
“상하이에서 국제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영어로 커뮤니케이션까지는 할 수 있지만 고등학생인데도 불구하고 아카데믹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없는 학생도 많다”고 지적하는 한계영 원장은 “이는 리딩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리딩을 했느냐 안했느냐의 차이는 당장 느낄 수 없지만 나중에 그 간극은 뚜렷이 벌어진다. 이는 비단 국제학교뿐 아니라 한국학교와 로컬학교도 마찬가지라는 것.
8년째 접어든 세티의 정독 프로그램은 주로 국제학교 초등 4학년부터 8학년까지 학생들로 구성되며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디스커션, 디베이트로 이뤄진다. 정독을 꾸준히 해온 학생들은 7~8학년이 되면 기성세대에서 읽을 수 있는 책 읽기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한다고 소개한다.
정독의 장점은 세밀한 부분까지 읽다보니 책에 들어 있는 어휘나 문장의 정확한 이해를 도울 수가 있어 나중에 영어독해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단점은 때에 따라 지루할 수가 있고 한 권을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학원 리딩프로그램은 혼자하면 지루할 수도 있는 리딩의 속도내기에 도움을 준다.
세티에서는 1주일에 2회(총 4시간) 정독수업이 진행되며 1~2주에 책 1권을 집에서 읽은 후, 학원에서 그 책의 백그라운드에 대해 듣게 된다. 그 다음, 구조-원인-결과-비교-캐릭터 분석 등 챕터별 유형분석에 들어가고, 과제물로 에세이를 하게 된다. 이후 단어, 리딩 테스트를 거친 후 디스커션 수업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영어, 지나치게 학습에 치우치면 안된다
한계영 원장은 “다독이나 정독이나 모두 리딩의 한 방법이다. 어떤 것이 좋다고 할 수 없다. 단계에 맞게 진행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영어가 지나치게 학습으로 치우치면 배우기 싫어지듯, 영어책을 읽는 것도 학습보다 영어와 가까워지는 재밌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라며 자녀의 영어공부로 고민하는 상하이 학부모들에게 리딩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고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