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은 10명 중 8명은 평생 한번 이상 겪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쪼그리고 앉아 일을 하거나 양반다리로 생활하는 좌식 생활습관 때문에 척추 질환자가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입식문화가 많이 자리잡은 오늘날에도 요통 환자는 여전하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또는 운전할 때 장시간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자세를 취하지 않는 부주의가 한 원인이다. 산업화 시대에 인구 증가율의 10배로 요통 환자가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는 의자에 앉는 자세도 척추에 큰 부담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올바른 자세는 척추를 건강하게 지키고 질환을 예방하는 기본이 되지만 반면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것이기 때문에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앉아 있는 자세가 허리에 부담을 주는 이유는 척추의 구조를 알면 쉽게 이해된다. 척추는 S자 형태의 굴곡을 이루고 있는데, 옆에서 볼 때 목은 앞으로 들어가고 등은 뒤로, 허리는 다시 앞으로 들어가는 자연스러운 곡선을 상상하면 된다. 이런 형태는 척추뼈 및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용수철과 같은 성질을 갖게 해 허리에 가해지는 충격과 압력을 완화시킨다.
반면에 의자에 앉는 자세는 허리 부위의 C자 굴곡이 일직선으로 되기 때문에 척추뼈 사이 디스크 압력에 불균형이 초래되고 요통이 발생하게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똑바로 서 있을 때 허리에 실리는 부담이 100이라 볼 때 등받이 없는 의자에 똑바로 앉는 자세는 140, 앉아서 앞으로 20도 굽힐 때는 180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어떻게 앉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까? 단순하게 말하면 허리가 정상적인 곡선을 유지하는 자세이다. 이는 허리띠를 매는 부위는 약간 앞으로 들어가고 엉덩이 쪽은 약간 뒤로 볼록하게 나오는 자세다. 의자는 등받이가 뒤로 약 8~10도 정도 기울고 가벼운 S자 곡선을 가진 것을 선택해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등받이에 허리를 닿게 앉는다. 이 상태에서는 디스크 내부 압력이 무려 50%나 감소된다.
만약 의자의 상태가 여의치 않다면 허리의 오목한 곳에 쿠션을 받치되 두께는 4cm 이상일 때 효과적이다. 허리에 통증이 있을 때에는 발 아래 두꺼운 책이나 가방, 서랍 등을 두고 발을 얹으면 허리가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하루 종일 앉아서 일을 하거나 공부하는 사람은 한 시간 간격으로 허리를 바로 펴면서 뒤로 젖혀 주어야 한다. 또한 적어도 두 시간마다 일어서서 최소 2분간은 걸어다니면서 허리에 걸리는 부담감을 줄여 주어야 한다.
장시간 운전 시에도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의자 깊이 엉덩이와 허리를 밀착시키고 등받이는 105~110도 정도 세우도록 한다. 운전대에 상체를 바짝 붙인 자세는 핸들조작에 방해를 주고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두 팔은 자연스럽게 운전대를 잡고 다리는 약간 구부릴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다. 또한 머리 받침대를 조정해 급정지 시 발생할 수 있는 목 손상을 방지하고, 허리와 의자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 등받이나 쿠션을 넣어 허리를 보호한다.
한편 나쁜 자세는 목 부위 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랜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거북이처럼 목이 앞으로 쭉 빠져 구부러지는 ‘거북목 증후군’에 주의해야 한다. 무심코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다 보면 목은 앞으로 기울어지게 되며 목뼈와 근육은 기울어진 머리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잔뜩 힘이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반복되면 C자형인 목뼈가 일자형으로 굳어지며 목덜미, 어깨 날개뼈 통증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할 경우 목 디스크의 위험이 있다.
목은 평소에도 하늘로 길게 쭉 뽑는다는 생각으로 펴고 귀는 늘 어깨선 위에 있어야 한다. 컴퓨터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춰 목을 구부리지 않고도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처음엔 어깨와 등을 뒤로 젖히고 가슴을 편 자세를 의식적으로라도 바르게 지켜 몸이 적응토록 하고 목과 척추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한다. 장시간 작업 시에는 한 시간에 한번씩 일어나 5∼10분 정도 서있거나 가볍게 걸으면서 목의 피로감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나은병원 김진국 원장(상항이 건교병원 척추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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