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중국의 한 네티즌이 최근 착공된 창바이(長白)산공항의 중문 인터넷 도메인을 싹쓸이한 것으로 드러나 공항 건설당국이 당혹감을 표출하고 있다.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에서 발행되는 신문화보(新文化報)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린성에 거주하는 허(賀)모(여)씨는 지난 10일 지린성 남쪽 푸쑹(撫松)현에서 진행된 창바이산공항 착공식 다음날 '長白山機場(창바이산비행장).cn'과 '長白山機場.中國' 등 중문 인터넷 도메인을 먼저 등록했다.
특히 허씨는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백두산 자락에 자리잡은 창바이산공항이 앞으로 '삼림비행장(森林機場)'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것까지 예상해 추가로 이것까지 도메인으로 등록해두는 치밀함을 보였다.
허씨는 14일 도메인 등록회사에 등록비로 인민폐 2만8천위안(약 334만원)을 납부하고 이들 도메인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반면 인터넷 도메인 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던 공항 건설당국으로서는 성대한 착공식 행사로 들떠있는 사이 네티즌에게 보기 좋게 허를 찔린 셈이 됐다.
허씨는 신문화보 기자와 인터뷰에서 "지린성 사람으로서 지린성의 인터넷 네트워크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미리 도메인을 등록해뒀다"며 "도메인 등록에 들어간 비용과 약간의 장려금을 제공해준다면 도메인을 공항 건설 당국에 넘길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다.
유명 관광지나 유명 대기업 등의 인터넷 도메인을 선점해놓고 턱없이 높은 보상금을 요구하는 외국의 '사이버스쿼터'와는 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공항 건설당국은 맨 처음 창바이산공항의 중문 인터넷 도메인이 선점당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도메인 등록 취소신청 등 법적 절차를 밟겠다며 발끈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허씨의 요구사항이 그다지 과하지 않다고 판단했던지 공항 건설당국은 "상부에 보고해 검토해보겠다"며 법적 대응 방침에서 한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