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반부패 칼날이 '석유방(石油幇·석유업계 세력)'에 이어 '전력방(電力幇·전력업계 세력)'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차이신(財新)은 최근 "국가에너지국 원자력발전 책임자인 하오웨이핑(郝衛平) 국장이 부인과 함께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8월 류톄난 국가에너지국장이 부패 혐의로 체포된 이후 에너지국 고위직의 두 번째 낙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산시(陝西)성 에너지국장, 지난 2월에는 광둥성 전력망공사 회장이 엄중한 당 기율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작년 말 중국 최대 수력발전 국영기업인 창장싼샤(長江三峽) 집단의 차오광징(曹廣晶) 이사장과 천페이(陳飛) 사장이 전격 해임된 것도 '전력방'에 대한 사정 작업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주석은 취임 이후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이끌던 석유방의 부패 척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이 넘는 석유방 고위직 인사가 대거 낙마했다. 반면 중국의 전력업계는 리펑 전 총리 일가와 측근이 장악한 분야다. 리펑의 딸 리샤오린은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이고, 리펑의 아들인 리샤오펑은 국유전력기업인 화넝그룹 이사장을 지내다가 산시성 성장이 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중국 지도부가 리펑 일가의 전력방을 손보기 시작한 것 같다"며 "그러나 리펑을 직접 조준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중국 국유기업 개혁이 본격화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기사 저작권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