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상습적인 교통위반으로 벌금이 누적돼 거액을 물게 된 중국의 한 택시기사가 벌금을 내는 대신 운전을 그만두고 다른 직업을 찾아보는 전직을 조건으로 내걸고 선처를 호소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에서 발행되는 화상신보(華商晨報)는 19일 교통경찰의 단속에 덜미를 잡혀 거액의 교통 범칙금 체납 사실이 탄로난 펑(彭)모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펑씨의 기록적인 벌금체납 행각은 18일 시내에서 불법 유턴을 해서 정차 금지구역에서 승객을 태우다 단속 중인 교통 경찰에 적발되면서 종언을 고하고 말았다.
단속 경찰이 펑씨의 운전경력을 조회한 결과 놀랍게도 그는 지난 2001년 6월부터 2005년 9월까지 24차례나 교통법규를 위반, 연체분을 포함해 누적 벌금만 무려 6만4천위안(약766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펑씨의 벌점은 총 162점. 중국에서는 벌점이 12점을 초과할 경우 운전면허를 취소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펑씨는 심지어 3천위안(약36만원)을 주고 위조 면허증을 구입해 택시운전을 계속해왔던 것으로 경찰조사에 드러났다.
특히 펑씨가 2001년 6월에 부과받은 벌금 200위안은 5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는 사이 연체료까지 가산되면서 현재 1만70위안(약120만원)으로 50배 이상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또 이번에 25번째 적발된 교통법규 위반 범칙금 4천위안(약48만원)을 더하면 펑씨가 납부할 벌금 액수는 무려 7만원(약840원)에 달한다.
중국의 보통 노동자 월급이 800위안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펑씨가 낼 총 벌금 액수는 85개월 동안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큰 돈이다.
선양시 교통경찰대대 관계자는 "펑씨의 교통법규 위반사실이 워낙 엄중하기 때문에 일단 체납금을 모두 납부하고 교통안전교육을 받지 않으면 앞으로 평생 운전 면허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대해 7만위안이라는 벌금을 낼 길이 막막한 펑씨는 지난 30년 간 자신의 밥줄 노릇을 했던 택시운전을 그만 두고 이번 기회에 다른 직업을 찾아보겠다며 경찰에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