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전쟁 시기 베이징(北京)을 점령한 일본군이 운용했던 제2세균전부대인 '1855부대'의 사진이 중국의 한 경매장에서 발견됐다고 법제만보(法制晩報)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베이징 화천(華辰)경매장에는 최근 1855부대 관련 사진 165장이 출품됐다.
이들 사진은 당시 해당 부대에 근무한 일본군 중위가 개인적으로 찍은 것으로, 실험실을 비롯한 부대 내부시설과 장비, 근무자 등의 모습이 담겨 있다.
중국의 역사 전문가들은 사진 가장자리에 적힌 '베이핑(北平·베이징의 옛 이름) 톈탄(天壇) 야전방역부에서'라는 문구 등을 토대로 이들 사진이 1855부대를 찍은 것임을 확인했다.
일제의 중국 제1세균전부대인 '731부대'와 함께 악명을 떨친 제2세균전부대인 1855부대 관련 사진 자료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군은 1937년 베이징을 점령한 뒤 청나라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유적지였던 톈탄공원 신락서(神樂署)에 1855부대를 배치하고 대량의 세균무기를 생산했다.
1855부대는 대외적으로 '위생방역' 임무를 표방하며 151병참의원으로 칭했으나 실제로는 731부대에 이어 세균무기를 개발·생산한 두 번째 세균전 특수부대였다.
일본군은 이곳에서 대량의 벼룩, 페스트균 등 세균전 무기를 생산했으며 당시 베이징 일대에 이 무기를 시험 살포, 다수의 주민을 살해했다.
경매장 측은 1855부대의 사진을 출품한 사람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으며 "일본에서 건너온 해당 사진들은 그동안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는데 원래 소장자도 과거 일본군 사진으로만 알았을 뿐 1855부대 관련 사진이라는 사실은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들은 경매에서 중국의 한 기금회에 3만 5천 위안(570만 원)에 낙찰됐으며 다른 일제 침략 관련 자료들과 함께 오는 7월 전시회를 통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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