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매장 선호 노인들, 화장 피하려 극단적 선택"
중국의 한 지방 정부가 장례문화 개선을 위한 화장제 전면 실시를 추진하자 노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28일 중국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안후이(安徽)성 안칭(安慶)시가 오는 6월부터 화장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내용의 '장례 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이 지난 4월 중순 전해진 뒤 6명의 노인이 잇따라 자살했다.
특히 이들 노인의 자살과 관련해 전통적인 장례 문화에 따른 매장을 선호하는 노인들이 화장을 피하려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안칭시 측은 "장례 개혁과 노인들의 자살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이런 해석을 내놓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안칭시가 이달 발표한 개혁안을 통해 사망자를 매장할 때 쓰는 나무관(木棺) 제작을 금지하고 최근에는 미리 맞춰놓은 관을 회수해 폐기하자 노인들이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칭시의 현(縣)급시인 통청(桐城)시 신뎬(新店)촌 91세 노인 우정더(吳正德)씨는 지난 6일 목관을 회수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1시간 만에 목매 자살했다.
우 노인의 가족은 지난달 초 부친이 '6월 이후에 죽으면 화장해야 한다'는 장례 개혁안 추진 소식을 들은 뒤 걱정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신경보도 잇단 노인 자살의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안칭시가 장례 문화 개혁을 조급하게 추진한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안칭시는 1994년과 2006년에도 화장을 장려하는 장례제도 개선을 추진했으나 전통적인 관습 때문에 화장률이 1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조하자 관계자들이 문책을 당한 바 있다.
안칭시는 이런 점을 감안해 올해 강력한 개혁안을 마련해 연말까지 화장률을 50%로 끌어올리고 2016년까지 8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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