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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25주년> ①현대중국이 떠안은 미해결 과제

[2014-05-28, 15:55:04] 상하이저널
관광객들과 중국 공안원들이 베이징 시내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메우고 있다.
관광객들과 중국 공안원들이 베이징 시내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메우고 있다.
<*설명 :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던 중국 대학생과 시민이 인민해방군에 의해 유혈 진압된 '6ㆍ4 톈안먼(天安門) 사태'(톈안먼 민주화 운동)가 발발 한지 올해로 25주년을 맞습니다. 25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중국은 미국에 이어 G2(주요 2개국)의 자리에 오를 정도로 경제ㆍ군사적으로 발전했지만, 톈안먼 희생자들이 요구했던 민주화는 아직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또 톈안먼 사태에 대한 재평가와 진상 규명,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앞두고 베이징, 홍콩, 타이베이 등 중화권 특파원 망을 가동해 시대적 과제와 전망, 재평가 문제, 톈안먼 주역들의 현주소, 관련 단체 대표 인터뷰 등으로 구성된 특집기사를 4회 게재합니다.>
 
중국의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일어난 지 올해로 25주년을 맞는다.

1989년 6월 4일 베이징(北京)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던 중국 대학생과 시민이 인민해방군에 의해 대규모 사상자를 내며 유혈 진압된 지 벌써 4반세기가 흐른 것이다. 살아남은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주역들은 20대에서 이미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또 학생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를 무력진압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던 중국 공산당 정권은 개혁개방 정책을 바탕으로 중국을 미국을 뒤쫓는 G2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25년이란 세월 동안 이처럼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이나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국제사회의 평가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중국 새 지도부의 집권 2년차에 맞이한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앞두고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태도 변화, 다시 말해 '재평가' 가능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하지만, 현재 홍콩, 대만 등 중화권에서는 희생자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대륙에서는 반체제 인사와 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탄압과 단속의 고삐만 바짝 죄어들어가고 있다.

톈안먼 사태 추모 세미나에 참석했던 인권변호사와 교수들이 체포되고 테러 및 시위 방지를 위한 보안이 강화되면서 집회가 엄격히 통제되는가 하면 언론과 인터넷에 대한 단속과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당국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에서의 추모 움직임을 완전히 꺾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시대가 흐르면서 중국인들의 기억 속에서 이 사건에 대한 관심도는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은 취직과 결혼, 재태크 등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을 뿐 톈안먼 사태나, 민주화, 인권문제 등 민감한 문제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도 톈안먼 사태를 '1980년대 말에 일어난 정치적 풍파'로 규정하면서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16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서였다.

이는 시진핑 지도부 역시 이 사태에 대한 재평가 요구를 받아들일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화 대변인은 "중국의 개혁개방 30여 년간 경제사회 발전이 위대한 성과를 거뒀고 민주 법제체계도 날이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면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길이 인민의 근본이익과 중국인 정체의 공통된 희망을 반영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정치적 풍파'에 대응해 당시 지도부가 내린 판단이 옳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이 이만큼 발전하지 않았느냐고 강조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가 이런 입장을 고수하는 이유는 톈안먼 사태가 중국 공산당의 일당체제 유지 및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길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부르짖는 민중을 무력 진압한 사건을 재평가하는 것은 당시 민중들의 요구가 정당했고 공산당의 결정에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시진핑 지도부는 출범 이후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와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을 더욱 강조하는 태도를 보였다.

또 서구 시각의 정치개혁이 아니라 투명한 권한 행사와 대정부 감시 강화 등을 중심으로 한 정부 개혁과 사법제도 개혁 등에 무게를 두면서 민심 이반의 핵심요인인 공직자의 부패 척결에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는 공산당 체제를 유지하면서 민심잡기도 도모할 수 있는 절충점인 셈이다.

중국 지도부의 이런 노선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는 있겠지만 이와 무관하게 톈안먼 사태의 재평가 요구와 민주화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에서 '재평가는 없다'는 지도부와 톈안먼 사태 재평가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개혁 세력 사이의 평행선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든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톈안먼 사태는 중국 사회에 여전히 정치적·시대적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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