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항만 등 건설 계획, 방공식별구역 확대 관측도 필리핀·베트남 반발 불가피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에 인공섬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베트남명 쯔엉사·중국명 난사군도)의 피어리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 永暑礁)를 이착륙 활주로와 항만을 갖춘 인공섬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앙정부에 인공섬 건설 계획이 제출됐다"면서 "이 인공섬은 인도양에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 있는 미군기지보다 최소 2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실효지배 중인 피어리크로스 암초는 필리핀과 베트남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두 나라의 강한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11월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에 이어 남중국해에도 CADIZ를 확대 선포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지역안보 전문가인 장제는 "최근 중국이 베트남 인근 분쟁해역에서 석유시추 장치 설치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올해가 중국 태도변화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과 베트남 등 주변국들도 대중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최근 중국 선박들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산호초 일대에 잇따라 출현하고 있다며 조만간 대응 방침을 공개키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7일 보도했다. 마닐라타임스는 8일 아비가일 발테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 말을 인용해 국제공조를 통한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했다. 발테 대변인은 전날 "우리는 남중국해 행동강령(COC) 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OC는 남중국해 분쟁 방지를 위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중국과 체결을 추진 중인 강령이다. 이와 관련, 아세안은 오는 8월 아세안 외무장관회의(AMM)에 앞서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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