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그 부총리-홍콩 민주화운동가 면담에 반발
중국 정부는 16일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가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 2명을 면담한 것은 내정간섭 행위라고 비난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클레그 부총리가 전날 홍콩 야권 인사인 마틴 리(李柱銘) 전 민주당 주석과 안손 찬(陳方安生) 전 정무사장(총리격)을 만난 것과 관련해 "엄중히 항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
홍레이 대변인은 "영국의 행위는 중국의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고 규정하고 "중국은 이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에 속한다"고 강조하고 "중국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외국의 홍콩 문제 개입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홍콩에서는 최근 중국 정부가 2017년 직선제로 치러질 예정인 차기 행정장관 선거의 후보자를 사전에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반중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홍콩은 지난 1997년 주권 반환이 이뤄질 당시 '일국양제' 합의에 의해 준자치권을 부여받았으며 본토에 비해 상대적으로 폭넓은 민주적 권리를 누리고 있으나 최근 이런 지위가 잠식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 6월말 중국이 '홍콩 백서'를 통해 홍콩의 관할권이 중국 중앙정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홍콩에 경계선을 넘어서지 말라는 경고 신호를 보낸 것도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런 홍콩의 민심을 반영하듯 지난달 행정장관 선출방식을 묻는 '비공식 국민투표'에는 80만명에 육박하는 시민이 참여했고 이달 1일에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민 행진이 열리기도 했다.
마틴 리와 안손 찬은 휴고 스와이어 영국 외교부 부장관과도 만나 '홍콩 백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찬 전 정무사장이 이끄는 '홍콩 2020' 그룹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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