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수능 ‘가오카오’ 장원들 과학•공학 선호
의대는 톱10에도 못들어
2005년 이후 베이징대보다 ‘공대의 상징’ 칭화대行 줄이어
갈수록 여학생이 공부 잘하는 현상은 우리나라와 비슷
중국 최고의 두뇌들이 갈수록 더 과학과 공학을 선호하고 있다.중국교우회망(中国校友会网)이 최근 발표한 '2014 중국 가오카오 장원 조사보고(2014中国高考状元调查报告)' 자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의 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중국 대입시험 ‘가오카오(高考)’에서 장원을 차지한 학생들이 앞다퉈 전자정보공정, 생명과학, 컴퓨터과학 등의 전공에 진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수재들이 선호하는 전공은 우리와 비슷한 상경계열이다. 다만 우리와 달리 공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의대에 대한 선호(16위)는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것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1977년 이후 카오카오 장원 학생이 가장 많이 선택한 전공은 △경제학 288명 △공상관리 283명 △전자정보 102명 △법률 97명 △생명과학 88명 △컴퓨터공학 85명 순으로 의학은 상위 10위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 공대의 상징 칭화대 인기 베이징대 추월
중국의 수재들은 이미 전통의 베이징대보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이자 공대의 상징으로 통하는 칭화대를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9년간 중국 각 성•시•자치구별 가오카오에서 장원을 차지한 학생들의 대학진학 현황을 살펴보면, 칭화대가 319명으로 베이징대(310명)를 앞질렀다. 3위는 홍콩대(46명)로, 역시 전통의 명문대학인 푸단대(7명)와 런민대(4명)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베이징대는 문과 서열 1위, 칭화대는 이과 서열 1위 대학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두번 연속 칭화대 출신이 국가주석에 오르면서 정치적인 중량감도 높아졌다. 3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칭화대 화학공학을 전공했고,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도 칭화대 수리학과 출신이다.
다만 1977년 이후 누계에서는 베이징대가 731명으로 칭화대 577명보다 154명 많았다. 이들 두 명문대학에 진학한 장원 학생은 전체 1640명의 80%에 달했다.
중국은 우리와 달리 대입시험 전체 수석은 나올 수 없다. 시험방식과 날짜는 동일할지 몰라도 각 성과 시, 자치구별로 시험문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31개 성•시•자치구가 있고, 문과와 이과로 나눠 장원을 발표하므로 동점자까지 감안하면 이론상 한해 62명 이상의 장원이 나온다. 다만 매년 10개 내외의 지역은 장원을 발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현재까지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24곳이 장원을 발표했다.
가오카오 장원 비율 여학생 강세
여학생이 더 공부를 잘하는 현상은 우리와 비슷하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카오카오 장원의 성별은 각각 여학생 51.4%, 남학생 48.6%였다.
게다가 2011년 이후로는 여학생 장원 비율이 45.7%(2011)→50.6%(2012)→54.9%(2013)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는 현재까지 장원으로 밝혀진 49명 가운데 여학생은 28명, 남학생은 21명으로 여학생의 비율이 57%를 넘었다.
전체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도 여학생 돌풍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경우 문과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학생인 순이시안(孙一先) 양이 750점 만점에 704점을 획득해 장원을 차지했다. 이과 역시 여학생인 류치안잉(刘倩莹) 양이 750점 만점에 719점을 기록해 최고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