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이나 도끼를 든 괴한과 마주치면 휴대품을 버리고 최대한 빨리 달아나세요. 총격을 받으면 신속히 몸을 숙이고 총알을 막을 단단한 엄폐물을 찾으세요."
최근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폭력 테러가 빈발하는 중국에서 공안 당국이 테러 발생 시 일반인들의 구체적인 행동 요령과 대처법 등을 담은 책자를 제작·배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공안부는 22일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광둥(廣東)성, 허난(河南)성 등지에서 '테러 습격 대비 국민수첩'을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다고 북경신보(北京晨報) 등 현지 매체들이 23일 전했다.
이 책자는 유형별 테러 및 테러조직의 특징과 테러 의심 상황 신고 요령 등 총 42개 항목의 테러 관련 지식을 담고 있다.
중국 정부가 테러와 관련해 처음으로 대국민 홍보책자를 만든 것은 베이징 올림픽 개최 직전인 지난 2008년 6월이며 2010년 한 차례 수정을 거쳐 이번에 내용을 대폭 보강한 새 책자를 내놨다.
특히 최근의 실제 테러 발생 사례들을 분석해 일반인이 부딪힐 수 있는 상황에 맞게 구체적인 행동 요령을 담아 책자의 활용도를 높였다는 게 공안부의 설명이다.
지난 3월 쿤밍(昆明) 기차역에서 발생해 29명이 숨진 것과 같은 흉기 난동 테러에 대해 책자에서는 "흉기 난동에 대처하는 첫 요령은 최대한 빨리 달아나는 것이다. 휴대품을 모두 버리고 테러리스트에게서 멀리 달아나라. 주변의 건물, 나무, 차량, 울타리 등을 이용해 몸을 숨겨라. 도망갈 곳이 없을 때는 핸드백, 옷, 우산 등 소지품이나 주위의 막대기, 의자, 빗자루, 벽돌, 소화기 등을 들고 저항하라"고 설명했다.
이 책자는 총기 테러에 대해 "장소를 막론하고 총격을 받으면 신속히 몸을 숙이고 주변의 의자, 책상, 소파 등 은폐·엄폐물을 찾는다. 가장 좋은 엄폐물은 테러리스트와 나 사이에 있는 벽체, 기둥, 차량 앞부분 등 총알이 관통할 수 없는 단단한 물체다.
차량에는 함부로 내리지 말고 하차할 경우에는 총격을 가하는 반대쪽으로 재빨리 달아나라"고 소개했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의 테러 전문가인 리웨이(李偉)는 "대테러 홍보 책자 배포는 일반인들에게 테러리스트에 맞서 싸우라는 주문이 아니라 테러에 대비하는 국민 의식을 높이고 테러 예방을 위한 신고를 활성화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