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중국의 경제성장과 경기과열은 동전의 양면이다. 한쪽을 억제하 면 다른 쪽도 수그러든다. 중국 당국은 경기과열을 걱정하면서도 긴축정책을 쓰는 데는 상당히 신중한 모습이다.
아직은 성장세를 멈출 때가 아니라는 점을 더 의식하는 것 같다.
‘지급준비율 인상’엔 적극적이지만 ‘금리 인상’엔 신중하며 ‘위안(元)화 절상’엔 부정적인 과열 억제 3색(色) 대응에서 그것이 느껴진다.
당초 중국의 상반기 거시경제지표에서 경기과열현상이 심화되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중국 정부의 보다 강력한 거시조절대책의 추 가 실시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왔었다.
그것은 추가적인 금리인상과 위안화 평가절상 등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시장의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지급준비율 인상이라는 다소 온건한 금융긴축조치를 취했다. 런 민(人民)은행은 지난 21일 예금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현행 8 .0%에서 8.5%로 0.5%p 인상 조정한다고 공표했다.
다른 경기억제책들, 특히 위안화 절상엔 부정적이다. 최근 국가 통계국은 일시적인 위안화 절상조치는 없을 것이며 위안화 절상 에 베팅하는 사람들은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런민은행측도 조만간 위안화에 대한 대폭의 평가절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소문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의 이런 대응은 섣부른 경기과열 억제책으로 인한 긴축 정책이 자칫 경제성장세를 멈출 때 오는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당국이 가을쯤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상황과 정책동향을 좀 더 지켜본 다음 금리 소폭 인상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가 능성은 있지만, 가장 강력한 과열 억제책인 위안화 절상은 여전 히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바라보는 중국은 경기과열을 걱정하는 것 이상으로 성 장의 즐거움을 더 누리고 싶어하는 것 같다. 또 경제정책은 그만 큼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실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