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미국 의회 의원들의 중국 위안화에 대한 절상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중국 내부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세력이 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가정보센터(國家信息中心) 주바오량(祝寶良) 부주임을 비롯한 중국의 정책입안자들은 기록적인 무역흑자를 축소하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달 31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이 같은 중국 내부의 분위기를 감지하기라도 한듯 위안화가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종가가 7.97위안을 하향돌파, 달러당 7.9690위안을 기록했다.
베이징(北京)의 BNP 파리바 페레그린에 근무하는 천싱동(陳興動)은 1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갈수록 많은 학자들이 위안화 절상에 공감하고 있으며 이는 정부의 컨센서스 형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정책결정은 항상 컨센서스에 따른다"고 덧붙였다.
중국에 대한 환율보복 법안을 의회에 제출해놓고 있는 미국 민주당의 찰스 슈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두 상원의원은 지난달 26일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과 만나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으면 중국 수입품에 대해 27.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표결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의원은 기록적인 미국의 무역적자와 실업증가가 중국의 값싼 제품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위안화 절상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주 부주임은 "보다 빨리 위안화를 절상하는 것이 무역흑자를 줄이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하고 중국의 기업들은 연간 5%의 위안화 절상을 감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인 위융딩(余永定), 국가발전연구중심의 부주임 셰푸잔(謝伏瞻),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허판(何帆)도 이 같은 견해에 동조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연구원인 위안슈밍(袁秀明)은 성장과 인플레 억제를 위해 위안화를 더빨리 절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중국경제전문가인 니컬러스 라디는 "중국의 현재 성장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시장에 덜 개입하면 위안화 가치는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한 위안화는 중국 상품의 수출가격을 올리지만 수입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에게 이롭다. 또 미국과의 과도한 무역흑자를 줄이고 지난 2.4분기 11.3%에 달한 과열성장을 식히고 인플레를 억제하는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위안화의 변동폭을 달러에 대해 하루에 상하 0.3%로 제한하고 있다.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 씨티, 메릴린치 등 투자가들은 변동폭을 확대해야 위안화 절상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의 연구원인 스티븐 그린은 "위안화의 유연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변동폭 확대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변동폭 확대가 위안화 가치가 좀 더 빨리 오를수 있다는 사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