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가 웃통을 벗고 활보하는 남자를 도시미관을 해치는 주범으로 지목, 행정력을 총동원해 단속에 나섰다.
선양시에서 발행되는 스다이상보(時代商報) 2일 보도에 따르면 선양시는 이달 1일부터 오는 9월20일까지 시내 70개 주요 장소에서 웃통을 벗고 활보하는 행위를 일컫는 이른바 '광팡즈(光膀子)'를 집중 단속키로 했다.
중국에서는 날이 더워지는 계절이면 웃통을 벗은 남자들이 시내 공원이나 거리를 버젓이 활보하거나 노천 술집 '다파이탕(大排<나무목변에堂>)에서 샤오카오(燒<불화변에 考>.꼬치구이)를 안주로 술을 마시는 모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올들어 '원밍추싱(文明出行)'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선진 교통문화 및 거리질서 확립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선양시의 입장에서는 '광팡즈' 역시 시민의식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골칫거리'로 인식되고 있었던 것.
최근 선양시는 거리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한 시민 32명의 명단을 신문에 공개하는 '초강수'를 불사하는 등 이참에 무단횡단을 뿌리를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과시했다.
'광팡즈' 역시 이번 단속 기간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선양시는 시민들이 자주 찾는 시내 10개 광장, 5개 시장, 10개 공원 등 70곳을 단속구역으로 지정, 시 행정집법국 직원과 교통경찰을 투입해 웃통을 벗고 다니는 사람들을 상대로 집중적인 계도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선양시는 청나라 시조 누르하치의 묘가 있는 선양의 명소 베이링공원(北陵公園)에서 웃통을 벗은 사람의 출입을 아예 금지키로 했으며, 공공장소에 '웃통을 벗고 다니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안내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대신 '광팡즈' 행위로 적발된 시민들에게는 '원밍추싱'이라는 슬로건이 인쇄된 티셔츠와 부채를 나눠주기로 했다.
교통법규를 위반한 시민들이 벌금을 무는 것은 물론 언론에 공개돼 톡톡히 망신을 당하고 심지어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해 있는 것과 비교하면 거의 솜방망이 수준의 단속인 셈이다.
대체로 남들 옷차림에 무관심하기로 알려진 중국인들도 시정부의 단속 방침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선양에 거주하는 한 20대 여성은 "웃통을 벗고 다니는 남자들 때문에 도시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한 남자 대학생은 "'광팡즈'는 자기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중도덕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